“대통령이 달라지긴 달라진 겁니까.”
25일 취임 2주년을 맞은 노무현 대통령의 최근 국정운영 스타일 변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의문이다.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는 이전과는 크게 달라져 보인다. 우선 거침없는 말투와 흥분이 거의 사라졌다. 25일 취임 2주년 국회 국정연설에서도 시종 차분한 모습과 여유를 보였다. ‘선진 한국’이라는 명제를 한나라당과 공유하게 돼 다행이라며 명칭에 대한 로열티를 제공할 수 있다는 조크까지 구사했다. 인상도 한결 부드러워졌다는 평이다. 새해 벽두에 대통령이 밝힌 대로 “올해는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나 싸울 일은 없을 것” 같은 기대감까지 든다.
노 대통령이 정말 달라졌는지는 속내를 확인할 길은 없다. 무늬만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변화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달라졌다는 점을 보다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각계각층의 인사와 두루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야당 지도자들과 만나 상생의 정치를 펼친다면 지지율이 뛰고 경제회복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 재벌기업 총수, 언론인들과도 자리를 함께해야 한다. 건네줄 선물 보따리가 없다고 고민할 필요가 없다. 모두가 국정운영의 중요한 파트너들이 아닌가. 국정운영의 성과가 실질적이고 가시적으로 나타나야 비로소 대통령이 진실로 달라졌다는 말을 들을 수 있다.
대통령이 바뀐 것 같다는 사실만으로도 국민들은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대에 머물던 지지율이 요즘 30%로 올라섰다는 게 이를 반영한다.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상승은 바람직한 일이다. 여론이 합쳐지고 국가정책이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구체적 방법론은 노 대통령 자신이 더욱 잘 파악하고 있는 것 같다. 노 대통령은 이날 국회연설의 절반가량을 경제 부문에 할애했다. “민주주의의 핵심은 대화와 타협”이라는 점도 두 차례나 강조했다. 바로 그게 국민의 바람이다. 국민들은 ‘대화하고 타협하는 대통령’을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