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때면 수입산 농수산물이 국산으로 둔갑해판매되는 고질적 병폐가 사라지지 않는 가운데 `먹거리 장난'을 치는 농ㆍ수산물 품질관리법 위반사범들에 대한 법원의 엄단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김선혜 부장판사)는 7일 맹독성 살충제가 뿌려진 중국산 장뇌삼을 2년 넘게 국산으로 속여 모두 1천600여만원 어치, 1천200여 뿌리를판매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기소된 서모(63)씨에 대해 원심과 같이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발암과 구토, 근육경련 등의 증상을 유발하는 유독물질이 과다 함유된 제품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시중에 대량 유통시키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해 실형 선고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국산으로 둔갑한 중국산 장어, 가짜 이천미, 제수용품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농수산물을 판매한 상인들에 대한 엄벌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연하 판사는 금년 5월 소비자가 알아볼 수 없도록중국산 장어와 국산 장어를 섞어 2003년 1월부터 작년 10월까지 모두 1만4천400여㎏을 팔아 1천440여만원의 차액을 챙긴 이모(56)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선고하고 사회봉사 80시간을 명령했다.
일본산 쥐치포를 수입해 국산으로 속여 홈쇼핑과 재래시장에서 3천200여㎏을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모(61)씨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일반벼를 도정해 이천미로 판매하다 적발된 농산물품질관리법 위반사범들도 법의 심판대에 자주 오르고 있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부는 최근 다른 지역 쌀을 이천미로 속여 팔다 적발된 미곡종합처리장 대표인 서모(54)씨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지방벼와 경기벼를 구입해 값이 비싼 이천벼와 혼합해 도정한 후 이천미로 속여 43억여원인 2만3천여 가마를 팔아 2억8천여만원의 차액을 편취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서씨는 1심에서 징역 1년2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집안사정과피해자와의 합의 등이 감안돼 실형을 면했다.
김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충남 홍성군 광천을 원산지로 표시한 상표를 붙인 김을 재래시장에서 팔다 걸린 상인들에게도 30만∼80만원의 벌금이 무더기로 부과됐다.
중국산 동태포를 `원양산'으로 속여 팔려고 위조라벨을 붙여 냉동실에 보관하다수산물품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37)씨에게도 벌금 50만원이 선고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먹거리와 관련해 어떠한 부정이나 허위도 있어서는 안된다는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수입산을 국산으로 속이거나 유해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것처럼 속여 판매하는 것은 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