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시장에서 40달러 미만의 초저가폰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국내 휴대전화 업체들에 '속도와 규모' 사이의 선택이라는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고 전자부품연구원(KETI)의 IT(정보기술)분야 전문정보 사이트인 '전자정보센터(EIC)가 최근 보고서에서 분석했다.
◇"첨단폰은 속도, 초저가폰은 규모" '초저가 휴대폰 시장 및 기술 동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초저가폰이 시장호응도가 좋고 기술발전에 따라 채산성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흥시장을 공략하는 새로운 무기가 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초저가폰은 사업환경이나 성공의 공식이 중고가(中高價) 휴대전화와는 판이하게 다르다는 점에서 국내기업들에 새로운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첨단 휴대전화는 '속도의 경제'가, 초저가폰은 '규모의 경제'가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즉 첨단 시장에서는 단기에 판매가 집중되는 히트제품을 빨리 만들고 다른 업체가 따라오면 다른 제품으로 옮겨가는 방식으로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지만 초저가폰은 사전에 세밀하게 준비한 스테디셀러 제품을 만들어 다양한 지역에 동시에 판매하되 장기간의 판매를 통해 매출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이런 측면에서 초저가폰은 국내기업들에 첨단 휴대전화보다 어려운게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첨단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제품만 잘 만들면 성공할수 있지만 초저가폰 시장은 부품업체와의 전략적 협업, 브랜드력, 광범위한 AS(애프터서비스)망 등 조직 전반의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많은 해외 분석가들은 초저가폰 시장에서 노키아나 모토로라가 가장 유리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저가폰 시장 급속 확대..CDMA 계열은 미진 보고서는 이어 "이동통신 시장의 성장축이 2000년대 들어 선진지역에서 신흥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2003년에는 신흥지역의 신규가입자가 선진지역을 역전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 상반기까지 1년동안은 신흥지역 가입자가 선진지역의 4천만명보다 5배 이상 많은 2억1천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100달러 미만의 저가폰과 40달러 미만의 초저가폰에 대한 업체들의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시장조사기관은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은 오는 2010년 50달러 미만의 휴대전화 시장 규모가 1억5천만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최근 전망했다.
보고서는 그러나 "GSM(유럽통화방식) 시장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초저가폰은 선진 지역이 50% 이상을 차지하는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시장에서는 확산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초저가 베이스밴드 칩을 개발하려는 퀄컴의 계획이나 의지가 불투명한 것도 한가지 이유"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