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한국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유럽, 미국 등 전세계 거대 해외 시장에서 무역의 활동 보폭을 한층 넓힐 수 있게 됐다.
하지만 FTA에 대한 국내 화학섬유업계의 시각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미국ㆍ유럽 시장과 단섬유(솜) 부분 등 소재 분야에서는 관세 철폐로 수출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반면 한중 FTA가 체결될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국 제품들의 국내 시장 유입이 시작되면 국내 화섬업계의 새로운 전략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선 FTA 관세 철폐를 기반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와 시장 지배력 강화에 집중해야 한다. 지난해 한ㆍ유럽연합(EU) FTA 발효 후 6개월간 유럽에서 섬유원료와 섬유사 분야에서 각각 49.4%, 34.2%의 판매증가율을 기록하며 유럽 시장 지배력을 크게 강화했다. 한미 FTA도 마찬가지로 관세 철폐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초기 미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면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한중 FTA는 전략을 달리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개발로 경쟁력 키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일단 한중 FTA가 체결되면 관세 철폐로 양국은 무한 시장 경쟁에 돌입한다.
이에 대비해 중국 업체들과의 차별적 경쟁력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 화섬업체들은 로멜팅섬유(LMㆍ낮은 온도에서도 접착이 가능한 섬유), 올레핀로멜팅섬유(OLMㆍLM을 더 부드럽게 개량한 섬유) 등 고부가가치 차별화 제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휴비스도 기존 핵심역량제품인 LM, OLM에 집중 투자해 설비와 품질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또, 단섬유와 장섬유(원사)의 차별화를 위해 섭씨 400도의 고열에도 견디는 슈퍼섬유(PPS)의 제조 기술도 확보해 생산 체재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 중국 평균 인건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력이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차별화 제품을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에 집중하게 된다면 향후 중국 시장이 전면 개방돼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무한경쟁 시장에 대비한 내실 강화 전략이 필요하다. 높은 시장 경쟁력과 수익성을 갖춘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사업 구조를 과감히 재편해야 한다. 생산설비 관리 및 원가를 절감하는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제품 품질개선 등의 작업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쟁에 대비할 때 국내 화섬업계의 글로벌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