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초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강원도 원주시에 조성중인 강원혁신도시에서 63필지의 단독주택을 공급했다. 이중 팔린 필지는 절반이 조금 넘는 36필지, 평균 경쟁률은 39대1이었다. 하지만 이중 1층을 상가로 쓸 수 있는 점포겸용 주택용지 2필지에는 1,400여명이 넘는 사람이 몰려 평균 경쟁률이 730대1에 달했다. 앞서 지난 3월 경남 양산 물금지구에서 나온 점포겸용 단독택지는 무려 2,13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떨어지면서 단독주택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1층에 상가, 2~3층에 다가구를 들여 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 즉 상가 주택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은퇴가 본격화된 베이비부머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면서 점포겸용 단독택지는 나오는 대로 속속 팔려나가고 있다.
5일 LH와 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달까지 LH가 공급한 단독주택용지는 총 1,502필지, 금액으로는 3,091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중 주거전용은 648필지, 1,102억원인 반면 점포겸용은 854필지, 1,989억원으로, 점포겸용 판매액이 주거전용의 2배에 달했다. 실제로 지난 달 주거전용 34필지, 점포겸용 32필지가 공급된 파주교하지구의 경우 입찰 결과 주거전용은 단 2필지만 팔린 반면 점포겸용은 30필지나 주인을 찾았다.
LH 관계자는 "지난해 5ㆍ1 부동산 대책에 따른 단독주택 층수와 가구수 제한 완화로 수익성이 좋아지면서 점포겸용 단독택지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투자자 수준도 높아져 위치와 개발여건 및 성숙도, 가격 수준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투가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베팅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지구별로는 양산물금지구에서 올해만 150필지(204억원)의 점포형 주택용지가 팔렸고, 천안 청수지구에서도 131필지(324억원)나 매각됐다. 인천 청라 역시 99필지(439억원)가 팔려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가 33필지로 줄어들었다. 남양뉴타운에서도 60필지(106억원)가 팔렸다.
LH는 하반기에도 군포 당동(23필지), 화성동탄일반산단(46필지) 등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에서 점포겸용 단독주택용지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점포겸용에는 못미치지만 주거전용 단독주택용지의 매입 열기도 여전하다. 지난 달 첫 공급된 청주 율량2지구 내 단독택지는 평균 313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01필지가 모두 팔렸다. 광주전남혁신도시와 제주혁신도시에서도 각각 122필지와 40필지가 매각되는 등 공공기관이 이전하는 혁신도시 내 단독주택용지는 없어서 못 팔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