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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6일 "여성의 일-가정 양립 문제를 여성만의 문제로 보고 육아지원 위주로 해법을 찾기보다는 모든 기업, 모든 근로자의 공통 과제로 인식해야만 근본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2015 양성평등 주간 기념식' 인사말에서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그동안은 선두 기업 따라잡기에 급급한 나머지 근로자들이 자기 계발 기회를 포기하며 장시간 일해야 했고 특히 여성 근로자들은 육아나 가정을 포기해야 했다"며 "창조경제 시대에 걸맞게 우리도 선진 기업들처럼 일하는 방식을 효율화·과학화할 때"라고 역설했다.
박 회장은 "기업문화와 업무 프로세스를 바꾸면 최악도 최고가 될 수 있다"면서 "여성의 일-가정 양립 문제도 여성만의 문제로 보고 육아지원 위주로 해법을 찾기보다는 모든 기업, 모든 근로자의 공통과제로 인식하고 해법을 찾아야 근본 해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기업 현장에서는 상사가 한 마디 지시하면 부하 직원은 10배의 일을 하는 사례, 업무 표준화와 분업-협업 구분이 미흡해 1인이 야근하면 전 부서가 대기하는 사례, 퇴근 무렵 촉박하게 과제를 부과하는 임기응변식 업무지시 사례 등 장시간 근로를 초래하며 일-가정 양립을 어렵게 하는 사례들이 비일비재하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런 업무 시스템에서는 근로자들이 개인적 삶을 포기해야 하는 함정에 빠질 수밖에 없는데 남성은 자기 계발 기회를 포기하면 되지만 육아를 포기하기 힘든 여성의 입장에서는 경력 단절로 이어진다"며 "근로 시간도 단축하고 성과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업무 프로세스를 과학화·선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남성 중심적 기업문화도 극복해야 할 중요 과제로 꼽았다. 그는 "가부장적 문화의 영향으로 직장에서 여성에게 주어지는 핸디캡이 많다. 야근을 시키거나 접대 자리에 데려가기 힘들다는 이유로 여성의 역량을 폄하하는 경우, 남성 본부장이 여성 팀장의 인사권을 유명무실하게 만들어놓고 조직관리 능력이 없다며 평가를 나쁘게 하는 경우 등이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직장 여성의 핸디캡과 회사 내의 비합리적 업무 프로세스, 남성 중심의 조직문화 때문에 오랜 기간에 걸쳐 '여성은 함께 일하기 불편하고 역량과 조직 충성도가 낮다'는 낙인이 형성되면서 기업 전반에 근거 없는 여성 인력 기피 풍조가 만연한 상태"라며 "이 같은 '무지가 낳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여성을 정당하게 재평가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는 컨설팅사인 맥킨지와 공동으로 기업 경쟁력과 근로자의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기업문화 업그레이드 플랜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플랜에는 일·가정 양립 해법 찾기도 포함될 예정이다.
대한상의는 올해 중 성과가 나오면 여성가족부와의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경제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