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방은행단 "유코스, 10억弗 갚아라"

거액세금 추징에 파산위기… 빚독촉까지 겹쳐 '휘청'

사주 구속과 거액의 세금 추징으로 파산위기에 처한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가 채권 은행단의 빚 독촉까지 받음에 따라 한층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유코스는 프랑스의 소시에테 제네랄 은행이 주도하는 서방 채권은행단으로 부터10억달러의 채무 변제를 요구받았다고 알렉산드르 샤드린 유코스 대변인이 5일 밝혔다. 소시에테 제네랄은 지난 2일 오후 10억달러의 채무 불이행 최고장을 보내왔다고샤드린 대변인은 말했다. 서방 채권은행단은 지난해 9월 유코스에 10억달러를 빌려줬었다. 소시에테 제네랄 관계자는 그러나 "우리는 유코스 도산을 원치 않는다"면서 "따라서 즉각적 채권 변제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이번 채무 독촉은 은행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법적 조치"라면서 "그들은 유코스의 파산을 막기 위해 빚을 당장 갚을 것을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방 채권은행단의 빚 변제 독촉은 유코스가 세무 당국으로부터 거액의 체납 세금 납부를 요구받아 공중 분해 위기에 몰려 있는 가운데 이뤄져 귀추가 주목된다.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은 앞서 5월 말 서방 채권은행단과 만나 유코스 채무불이행 사태를 선언하지 말 것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코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브루스 미사모어는 이에 회사 웹사이트에 올린성명에서 "정부가 러시아에서 가장 훌륭하고 믿음직한 기업인 유코스를 파산으로 몰고가고 있다"면서 "유코스는 채권단과 회사 정상 운영을 위한 협의를 계속해 나갈것"이라고 반발했다. 서방 채권은행단의 채무 불이행 선언 소식이 전해지자 유코스 주가는 이날 11.5%나 폭락하는 등 또 한차례 요동쳤다. 유코스 회사 가치는 지난해 10월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전(前) 사장이 전격 구속된 이후 절반(200억달러)이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유코스는 회사 자산이 전면 동결돼 있는 상황에서 세무 당국으로부터 994억루블(34억달러)의 세금을 추징당해 공중 분해 위기에 처해 있다. 이 금액은 유코스가 2000년 한해에만 제대로 내지 않은 세금과 그 벌과금 등이라고 세무 당국은 주장하고있다. 러시아 경찰은 앞서 3일 전격적으로 모스크바 시내 유코스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 회계 장부와 최고 경영자 및 주요 간부들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대량압수해갔다. 사복 경찰관 100여명은 이번 압수수색에서 유코스 3대 자회사인 사마라네프테가스의 탈세 혐의를 규명하는 데 필요한 서류들을 중점 수거해간 것으로 발표됐다. 분석가들은 거액의 세금 추징과 자산 동결, 압수수색 등 사법 당국의 강도 높은전방위 압박이 강화됨에 따라 유코스 파산 위기가 점차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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