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내수 추락 개소세 인하론 급부상] 할인·무이자 할부도 소용없어… 신차마저 안팔린다

■ 차업계 불황 얼마나 심하길래<br>7월까지 6% 판매 감소… 경차까지 실적 부진<br>개소세 인하땐 교육세도 줄어 중형차 70만원 싸질 듯

강남구 논현동의 한 자동차 영업소에서 직원이 차를 닦으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올 들어 신차마저 판매 실적이 신통하지 않다. /서울경제DB



지나치게 안 팔리는 한국차, 급기야…
[내수 추락 개소세 인하론 급부상] 할인·무이자 할부도 소용없어… 신차마저 안팔린다■ 차업계 불황 얼마나 심하길래7월까지 6% 판매 감소… 경차까지 실적 부진개소세 인하땐 교육세도 줄어 중형차 70만원 싸질 듯

김광수기자bright@sed.co.kr














강남구 논현동의 한 자동차 영업소에서 직원이 차를 닦으며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경기침체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올 들어 신차마저 판매 실적이 신통하지 않다. /서울경제DB

















기아자동차는 지난 5월 각종 신기술로 무장한 럭셔리 대형 세단 K9을 출시했다. 국내를 넘어 수입차가 주름잡고 있는 대형차 시장까지 잠식해 고객을 뺏어올 것이라고 호언장담을 하면서 월 판매 목표를 2,000대 이상으로 높게 잡았다.

그러나 3개월가량 흐른 현재 기아차는 충격에 빠져 있다.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1,500대 남짓한 월 판매량에 회사 최고위층까지 동원돼 매출 확대에 사활을 걸었다. 프리미엄 세단에 신차라는 존재감이 무색하게 수백만원의 할인 판매까지 실시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K9의 출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경기가 좋지 않은 시점에 신차가 나와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다.

2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내수시장 불황은 심각하다. 국내 경기가 침체의 늪에 빠지면서 신차 구매를 미루고 있고 당분간은 개선될 분위기도 보이지 않는다. 국내 업체는 할인 판매, 무이자 할부 등을 통해 판매량 회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올해 7월까지 국내 완성차 5사(현대차ㆍ기아차ㆍ한국GMㆍ르노삼성ㆍ쌍용차)의 내수 판매 실적은 총 81만2,672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86만1,534대에 비해 6.0% 줄어든 수치다. 현대차가 -4.0%, 기아차가 -3.3%를 기록했고 르노삼성은 무려 43.0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한국GM과 쌍용차가 각각 1.7%와 9.5% 증가했으나 시장점유율의 약 80%를 차지하는 현대ㆍ기아차 판매 감소 전체 판매는 감소했다.

그 중 기아차의 부진이 가장 심각하다. 상용차를 제외하면 7월까지 기아차의 국내 판매는 총 24만8,50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줄어 현대차(-2.0%)의 감소폭보다 크다.


기아차의 부진은 어느 한 차종에 그치지 않고 전모델에서 고루 발생했다. 다음달 K3로 모델이 변경되는 포르테는 43.4%나 급감했다. K7의 감소폭(39.1%)도 동급의 현대차 그랜저(-24.6%)에 비해 훨씬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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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V 차량도 쏘울은 비슷한 형태의 박스카 레이 때문에 판매량이 반 토막(-56.1%) 났다. 스포티지R이나 쏘렌토R 등도 현대차 투싼ix와 싼타페, 한국GM 캡티바, 쌍용차 코란도C 등의 도전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출시 1년도 안 되는 신차 판매가 신통치 않아 기아차는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큰 관심을 보인 K9은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고 지난해 12월 출시되자마자 돌풍을 일으킨 경차 레이도 3월(5,672대)을 정점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 지난달에는 3,289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신형 프라이드도 동급의 현대차 액센트가 디젤 모델을 앞세워 판매량이 급상승하는 것을 바라보고만 있다.

차급별로 보면 경차 판매만 늘었을 뿐 배기량이 커질수록 판매량 감소가 두드러진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국내에서 팔린 경차는 12만4,4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0% 늘었다. 전체 승용차 판매가 5% 이상 감소한 것에 비하면 두드러지는 성적이다. 고유가 시대에 연비가 높아 유지비가 적게 들지만 취득ㆍ등록세가 없고 유류에 대한 개별소비세를 환급해주는 등 구입 비용이 적은 것이 무엇보다 매력으로 작용해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업계에서는 내수 활성화를 위한 개별소비세 인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부품을 비롯해 연관된 분야가 많아 지금처럼 내수 부진을 방치할 경우 국가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이 예상된다”면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자동차 판매가 급감했을 당시 한시적으로 개소세를 인하해 소비를 진작시킨 것처럼 지금도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정부는 약 6개월 동안 2,000㏄ 초과 승용차는 10%에서 7%로, 2,000㏄ 이하 승용차는 5%에서 3.5%로 각각 30% 개소세를 면제했다. 이어 자동차 업계에서 개소세 인하를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자 노후 차량을 새 차로 교환할 경우 차량당 250만원 한도 내에서 개소세를 70% 면제해주며 차량 소비를 이끌어냈다.

현재 차량에 붙는 개소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따라 2,000㏄ 초과 차량이 10%에서 8%로 줄었고 2,000㏄ 이하 자동차는 전과 동일하게 5%다. 개소세가 인하되면 교육세(개소세의 30%)와 부가가치세 등도 함께 줄어 세금 감면폭이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중형차의 경우 약 50만~70만원이 줄어 잠재 고객의 부담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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