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기획예산처와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공적연금은 기형적인 수급구조로 인한만성적인 재원부족, 방만한 기금운용 등으로 올초부터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는높았으나 해가 다가도록 변죽만 울렸을 뿐 아무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더욱이 정부부문의 구조조정으로 교원을 비롯한 공무원퇴직자가 급증하면서 공무원연금기금의 경우 당초 2002년으로 예상된 기금고갈시기가 내년으로 앞당겨지는등 문제의 심각성이 도를 더해가고 있으나 당초 정부 약속과는 달리 개혁법안이 올정기국회에 상정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초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용역의뢰한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안이 나오면 공청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정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나 상반기에나올 예정이던 제도개혁안은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지난 9월 1차 시안이 나왔으나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어 보완을 요청해놓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공무원연금기금은 지난 97년 3만4천명(전체 공무원의 3.5%)이던 퇴직자가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진 98년에는 5만5천명(5.8%)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퇴직자들에게 지출된 퇴직금과 연금지급총액도 97년 2조8천억원에서98년에는 5조1천억원으로 늘었다.
행자부는 올해 퇴직자 수가 전체 공무원의 10.3%인 9만5천명, 지급액은 8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말 공무원연금기금 잔액은 5조원에 미달했다.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기형적인 수급구조가 큰 문제다. 자금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안으로 공무원과 정부의 비용부담을 늘리고 공무원이 정년전에 퇴직할 경우 일시퇴직금만 주고 연금혜택에서 배제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으나 어느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일시적인 자금부족을 보전하기 위해 정부예산에서 내년에 1조원을융자한다는 방침만 서있을 뿐이다.
정부는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안이 국민, 사립학교교직원(사학), 군인연금 등 나머지 공적연금 개혁의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한다는 입장이나 내년 총선을 앞두고 공무원사회를 압박할 수 있는 무리수는 피한다는 정치권의 입김이 반영된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연금개혁이 지연되면 국민의 혈세로 일부 계층에 연금을 지급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이라며 공직사회의 동요를 막기 위해서도 개혁안이 시급히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