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4월 28일] 실익 없는 카드수수료 상한제 재고해야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상한제와 소액 카드결제 거부권 도입이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정책조율이 미진한 가운데 소비현실을 감안하지 않아 혼선을 거듭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대형 마트와 백화점 등에 비해 영세 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가 1.5~2% 정도 높다는 점에 착안해 수수료 상한제의 전면 도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카드업계에서는 적용 대상이 중소 가맹점으로 한정될 경우 결제금액이 너무 적어 고정비용을 보상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예컨대 수수료 상한선을 2.6% 수준으로 결정할 경우 카드업계 전체 수익이 4,400억원 정도 감소한다는 것이다. 또한 소상공인의 카드 매출액에 대해 현재 1.3~2.6%의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에 카드 결제에 따른 자영업자의 부담은 거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올해 초부터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 수수료와 연회비를 잇달아 인상하고 부가서비스 등을 축소한 것은 카드사들의 손실보전을 위한 자구책으로 보인다. 결국 중소 가맹점을 위한 조치가 무이자할부 축소 등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셈이다. 소액 카드결제 거부방안도 소비자와 중소 가맹점 모두에서 환영 받지 못하고 있다. 여당은 한때 현금과 카드결제 때 가격을 달리하는 방법을 검토했다가 신용카드 이용자만 손해 보는 부작용을 낼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금영수증을 발행하는 가맹점에 한해 카드결제를 거부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소비자들로서는 카드 사용 거부에 따른 불편이 있고 영세 가맹점들은 지금도 1만원 이하는 현금으로 많이 낸다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지 않다. 소액결제 비율이 대폭 축소되면 카드사로서는 처리비용이 줄어들어 부분적으로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지만 대신 소비자는 연말 소득공제 등에서 불리하게 된다. 1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카드 결제는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0억건으로 추계되고 있다. 소비자의 불편을 초래하고 내수촉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소액결제 거부는 실익이 없다. 신용거래 정착과 세수확보에도 불리하다. 지금대로 소액결제를 허용하고 수수료 상한제는 카드사의 손실이 악화되지 않는 선에서 부분적으로 허용해야 한다. 중소 가맹점에는 세액공제를 더 늘려 어려움을 덜어주는 것이 낫다.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는 여신전문업법 개정이 돼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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