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보증금을 위해 130억원에 달하는 개인자금을 그룹계열사에 빌려줘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김 회장은 ㈜동부에 내년 2월말까지 연 6.1%의 이자를 받고 135억원을 빌려주기로 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동부 자기자본(357억원)의 37.7%에 달하는 규모다.
㈜동부는 김 회장으로부터 대출받은 자금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합병(M&A)을 위한 이행보증금으로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행보증금이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인수자가 매각대금의 일부를 미리 내는 것으로 통상 5% 수준으로 결정된다. 동부그룹이 3,700억원대 인수가격을 쓴 것을 감안하면 이행보증금은 약 185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이행보증금은 인수합병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것으로 매각 측 과실로 M&A가 무산된 경우가 아니면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재무적 투자자들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전에 참여했는데 동부그룹의 어느 계열사가 인수주체로 참여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해 상징적인 의미로 ㈜동부가 컨소시엄에 참여하게 됐다”며 “하지만 지주회사도 아닌 소규모 광고계열사이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크지 않아 그룹 총수가 개인자금을 빌려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동부그룹은 앞으로 두 달간 대우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정밀실사를 실시하고 11월 중순까지 최종 본계약을 체결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