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9월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최근 5거래일동안 1만계약가량 순매수하는 등 적극적으로 선물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현물시장에선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대거 유입돼 종합주가지수를 큰 폭으로 끌어올렸다.
16일 외국인들은 선물 5,551계약을 순매수,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간 9,731계약의 누적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외국인투자가들이 시장 상승에 대해 강하게 신뢰하는 모습이다. 이로 인해 추세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시장의 투자심리가 확신으로 돌아설 조짐”이라는 낙관론과 “아직 추세를 결정하기엔 성급하다. 프로그램 매수가 추가유입될 가능성도 크지 않다”는 신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상승 분위기 확신했나” 기대= 프로그램 매수 물량의 대규모 유입은 선물시장에서의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은 것이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 5,551계약을 순매수하는 공격적 모습을 보였다. 지난 9일 선물ㆍ옵션 동시만기일 이후 단 하루를 제외하고 순매수에 나서고 있으며, 누적순매수 규모만 약 1만계약에 달하고 있다.
특히 17일에는 장중 시장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가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고평가된 선물은 팔고, 저평가된 현물은 사는 차익성 프로그램 매수가 활발하게 진행됐다.
지승훈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미국증시의 하락 등을 이유로 관망하던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등의 효과에 대해 확신을 갖고 선물을 사들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후 프로그램 매수와 외국인의 주식 매수가 번갈아 나타나는 선순환도 기대되며, 이 경우 지수가 추가상승할 수 있다”면서 “프로그램 매수차익 잔고도 1조원 넘게 불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은 현물시장에서는 1,52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매 동향이 관건= 추가적으로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가 일시에 들어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날 선물시장에서 베이시스 종가가 마이너스 0.2로 마감, 다음날 전망이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대한 기대감으로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오고 있긴 하지만, 향후 베이시스 움직임에 따라 프로그램 매수의 추가 유입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처럼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기간 동안 외국인이 팔자에 나설 것이란 우려감도 있다”면서 “외국인 움직임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9일 선물ㆍ옵션동시만기일 이후 외국인들이 풋옵션을 지속적으로 대고 순매수하고 있다”면서 “지수 하락에 대비한 위험관리 전략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