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승용 교수 |
|
[서울대의대 성승용 교수팀]
몸속 면역세포인 ‘수지상세포’와 나노입자를 결합시켜 항암치료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서울대의대 미생물학교실 성승용·조남혁 교수팀과 고려대공대 신소재공학부 김영근 교수팀은 속은 산화철, 껍질은 산화아연으로 각기 만들어진 ‘코어-셸’구조의 나노입자를 수지상세포에 탑재시켜 동물실험을 한 결과, 수지상세포 단독 치료 때보다 항암능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나노기술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9월1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인체에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종양과 같은 비정상적인 세포가 생겼을 때 이를 인식하고 T-세포에 공격을 요청하는 손가락 모양의 ‘수지상세포’가 존재한다. T-세포가 암에 맞서 최일선에 싸우는 세포라면 수지상세포는 T-세포가 암과 잘 싸울 수 있게 T-세포를 자극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과학자들은 수지상세포를 외부에서 배양해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하는 방식으로 암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효율적인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덴드리온사가 이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암 치료에 가장 앞서고 있으며 40일 정도의 생존 연장 효과를 갖췄다.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치료는 T-세포가 적군(암)의 특징(항원)을 잘 인식할 수 있도록 충분한 양의 항원을 수지상세포에 탑재하는 것과 환자의 림프절에 많은 수지상세포가 이동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내 연구팀은 항암면역세포 치료에 필요한 3가지 기능을 동시에 갖춘 직경 10nm 크기의 나노입자를 만들었다. 이 나노입자의 내부는 산화철(Fe₃O₄), 껍질은 산화아연(ZnO)으로 이뤄졌는데 이들 성분은 자기 MRI 영상과 형광영상을 각각 제공하는 특징이 있다. 또 산화아연 표면에 생체분자인 펩타이드 서열을 고안해 암세포에만 있는 분자항원을 나노입자에 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복합구조의 나노입자를 수지상세포에 넣고 암에 걸린 쥐들에게 주사한 결과 다른 대조군에 비해 항암효과가 크게 높아졌다. 이번 나노입자 제조기술은 국내는 물론 일본·미국에 특허가 등록됐으며 펩타이드를 포함하는 산화아연 복합체 기술은 PCT 특허가 출원됐다.
성승용 교수는 “1시간 내에 수지상세포 탑재가 가능하고, 종양특이항원의 수지상세포 내 전달과 수지상세포의 인체 내 전달을 동시에 확인할 수 있는 다기능성을 갖고 있다”며 “융합연구를 통해 나노융합기술 기반의 신개념 항암 면역세포 치료기술을 개발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