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장기 집권자 중 한 명인 오마르 봉고 가봉 대통령이 8일 스페인 병원에서 사망했다. 향년 73세. 장 아예게 은동 가봉 총리는 이날 바르셀로나의 퀴론 병원에서 발표한 성명을 통해 봉고 대통령의 사망을 공식 확인했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앞서 스페인 일간지 라 방구아르디아는 이날 웹사이트에 게시한 기사를 통해 봉고 대통령이 오후 2시(마드리드 현지시각) 숨을 거뒀다고 전했다. 지난 1967년 11월 부통령 재직 중 레온 음바 당시 대통령이 갑자기 사망하면서 권좌를 승계한 봉고 대통령은 이후 42년간 장기 집권했다. 그는 쿠데타 미수사건과 반정부 유혈시위 등의 정치적 위기를 맞았지만 야당과의 타협을 통해 사실상 종신 대통령으로 군림해 왔다. 봉고 대통령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어 1975년, 1984년, 1999년, 2007년 등 모두 4차례에 걸쳐 방한한 바 있다. 한편 봉고 대통령의 사망이 확인됨에 따라 가봉은 헌법에 의거, 로즈 프란신 로곰베 상원의장의 대통령 직무대행 체제 속에 보궐선거를 치르게 될 전망이다. 관측통들은 봉고 대통령의 아들인 알리 벤 봉고 국방장관이 권력승계를 시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