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 경선서 10%P 앞서… 압승 못해 역전 난망<br>선거 자금난도 심각… 사퇴압력 거세질듯
|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프라이머리 승리축하 파티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응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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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락 오바마(오른쪽 두번째)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 22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의 탁아소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필라델피아=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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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펜실베이니아주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해 대권 도전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득표율 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아 오바마 대세론을 되돌리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따라서 힐러리에 대한 당내 사퇴 압력도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은 158명의 대의원이 배정된 펜실베이니아주 경선에서 힐러리 의원은 여성과 노인층의 지지를 등에 업고 55%의 득표율을 얻어 45%에 그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힐러리 입장에서는 후보 경선 행보를 포기하라는 압력이 거세지는 와중에서 이번 경선 승리로 한숨 돌리게 됐다.
힐러리는 펜실베이니아에서의 승리가 확정된 직후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힐러리 진영이 당초 백인 중산층이 많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20% 포인트 이상의 압승을 바랬던 만큼 오바마에 대해 승리했다고 자축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AP통신의 집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경선 직전까지 양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 수는 오바마가 1,648.5명, 힐러리가 1,509.5명으로, 오바마가 139명 앞서있다.
대의원 배정은 승자 독식이 아닌 득표율 비례 방식이기 때문에 힐러리가 이번 경선 승리로 줄일 수 있는 대의원 수는 10여명 정도로 미미하다. 남은 9개 지역 경선에서 힐러리가 70% 이상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전세가 역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다수 정치 분석가들은 힐러리가 펜실베이니아주 경선에서 15%포인트 이상 차이로 이겨야 역전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구나 남아 있는 9개 지역 경선 가운데 노스 캐롤라니아, 오리건 등 대의원 수가 많은 주에서 오바마의 승리가 예상돼 대의원 경쟁은 사실상 끝났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힐러리로서는 유일한 희망인 슈퍼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도 초반의 압도적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박빙의 대결을 펼치고 있다. 확보한 슈퍼 대의원 수는 힐러리 254명, 오바마 230명(CNN 집계)으로 비슷하다.
게다가 힐러리는 선거자금 모금이 오바마의 절반에 그치면서 자금난도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힐러리 진영의 재정보고서에 따르면 은행 잔고가 900만달러에 불과해 1,030만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감안하면 100만달러 이상의 빚을 안고 있다.
이번 승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에서는 힐러리가 경선을 포기해 소모적인 경선을 끝내고 11월 본선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힐러리 입장에서는 반전의 기회를 잡기 위해 사퇴 압박을 차단해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한편 일찌감치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상대적으로 느긋하다. 민주당이 대선 후보결정을 위해 오는 8월 전당대회까지 표 대결을 하며 네거티브 공방으로 흐르기를 바라는 입장이다.
지난 2일부터 14일까지 AP통신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매케인 후보는 37%를 얻어 오바마든 힐러리든 민주당 후보가 결정될 경우의 지지율 35%를 미세하게 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