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기업 위기 관리능력 재점검해야

日기업 위기 관리능력 재점검해야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7월13일자 유키지루시(雪印)유업이 야기한 일본내 집단 식중독 사건은 부실한 기업 위기관리를 보여준 최악의 사례다. 사건에 대해 사장 이하 경영진들이 보여준 설명능력은 너무도 빈약했다. 경영진은 진상 파악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렇다할 대책도 없이 사죄를 늘어놓았고, 기자회견을 할 때마다 소비자의 불신감은 커져만 갔다. 회사는 결국 전국 21개 우유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사건을 계기로 회사의 엉망이던 위생관리가 속속 파헤쳐지면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견디다못해 내린 결정이다. 제때 대책을 내놓지 못해 피해만 확산시킨 회사측 태도는 안전을 파는 식품회사라고 보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세계 기업 위기관리의 모범사례를 들 때 반드시 꼽히는 것은 미국 존슨앤존슨의 「타이레놀 사건」이다. 진통제에 독극물인 청산가리가 섞여 들어가는 사고가 터지자 회사는 곧바로 전 제품을 회수, 향후 사고 방지를 위해 3중 안전용기를 제작했다. 또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TV방송에 직접 출연, 두번 다시 이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소비자들에게 호소했다. 재빠른 대응 덕분에 이 회사는 파탄 일보직전으로 몰리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지금은 「가장 존경받는 기업」순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위기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낸 것이다. 일본에도 좋은 예가 있다. 올해 산텐(參天)제약은 안약에 이물질이 섞이는 사고가 발생하자 존슨앤존슨처럼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했다. 과잉반응이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산텐 경영진은 올바른 판단을 내린 셈이다. 유키지루시는 연결재무제표상 총 매출이 1조3,000억엔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유제품 업체지만, 이번 사건으로 매출·수익 감소 이상의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 온 브랜드 이미지가 한순간에 무너진 것이다. 유키지루시 사건이 남기는 교훈은 단순히 기업 위기매뉴얼의 유무가 아니다. 최고경영진부터 민첩하게 위기에 대응하고 회사 안팎에 대한 설명 능력을 겸비한 경영진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입력시간 2000/07/14 16:16 ◀ 이전화면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