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중인 패션전문기업 나산에 새 법정관리인으로 부임한 백영배(白榮培·54) 전 효성그룹 부회장은 종업원들에 대한 적정한 대우를 유난히 강조했다. 법정관리나 화의상태에 처한 기업의 경우 대부분 숙련된 종업원들이 퇴사하는 바람에 기업 회생에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게 白관리인의 생각이다. 기업이 어렵다고 해서 종업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을 북돋워 회생의 길로 함께 가야 한다는 얘기다.연평균 1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다 그룹의 자금난으로 인해 97년 부도처리된 나산은 지난해 1월 법정관리를 인가받았으며 올 6월 白관리인이 새로 영입됐다. 부임이후 지난 3개월동안 白관리인이 새롭게 추진한 사업전략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白관리인은 우선 경영혁신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사업부별 독립채산제 및 인센티브제를 본격 시행해 책임경영도 꾀하면서 일한만큼 종업원들에게 대우해 주겠다』고 밝혔다.
가을부터 TV 광고도 재개,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신경쓴다는 방침이다. 또 신규사업을 통한 영업 활성화를 위해 내년 봄에는 여성복 신브랜드도 내놓을 계획이다. 기존 브랜드의 경우 스트리트숍 위주로 영업을 해왔던데 비해 신브랜드는 백화점 위주로 영업을 전개한다는 방침아래 유통사업부도 신설했다. 신브랜드의 백화점 유통은 부도 이후 손상된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취임 이후 이같은 적극적인 사업추진에 따라 회사 분위기도 크게 살아났다는 게 직원들의 전언이다. 白관리인은 취임 이후 재무상태를 파악하자마자 3일만에 소폭이나마 임금 인상을 단행하는등 사원 사기진작에 애쓰고 있다.
『전문경영인 출신으로서 법정관리 기업을 맡게 돼 어깨가 무겁다』는 白관리인은 『나산은 350여명의 직원 가운데 40세이상이 6명에 불과한 젊은 기업이다. 젊은 기업의 역동성과 패기를 살려 빠른시일내 법정관리에서 벗어나 국내 제1의 패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관심있게 지켜봐줄 것을 부탁했다.
이효영기자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