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실업 최대 현안으로 부상 경기저점은 하반기로­97 국내경제 전망

◎성장 6∼6.4%… 기업 설비투자 크게 감소/경상적자 150∼180억불… 대폭개선 힘들듯/환율하락 지속·대선 등 영향 물가도 위협지난해 우리 경제는 경기연착륙에 대한 우려와 경상수지 적자의 확대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한해였다.지난해의경우 연초만해도 경기연착륙 문제가 최대 관심사였으나 2·4분기이후 예상밖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자 정책의 초점도 경상수지 적자 축소로 옮겨갔다. 대부분의 민·관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 경제가 그간의 경기하강 국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상반기로 예상됐던 경기저점이 하반기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 성장률은 96년보다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새해는 OECD가입으로 개방의 파고가 거세지는 가운데 당국이 경상수지 적자와 성장, 물가안정이라는 3마리 토끼를 어떻게 요리해 나갈지 관심거리다. 새해 국내경제를 부문별로 전망해본다. ▷성장◁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올해 경제성장율이 6∼6.4%사이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대우경제연구소는 연구기관중 가장 비관적인 5.9%의 전망치를 내놓았다. 경제성장률은 95년 9%에서 96년 6.8∼6.9%로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후 올해 다시 0.5∼0.6%포인트정도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분기별로는 상반기까지 하강국면이 이어지다 하반기들어 수출회복과 함께 경기가 회복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부가 주장하는 경기연착륙에 성공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연말 대선등을 의식해 정부가 상반기중 예산을 조기 배정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우려할 만한 경기급강하는 일단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 경기순환에서 경기가 언제부터 상승세로 돌아설 것인지 관심거리다. 당초 정부와 연구기관들은 통상 경기하락기가 16∼18개월정도 지속된다는 점을 감안, 지난 95년 4·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하락세가 올 상반기에는 바닥을 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경기침체의 여파로 기업의 설비투자는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연구기관은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가운데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인 0.2%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고 LG연과 대우연은 각각 △1.2%, △2.2%로 전망, 오히려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상수지◁ 올해 경제운용의 최대 관심사는 경상수지 적자폭을 얼마나 줄이느냐다. 민관연구기관들은 대체로 올해 경상수지적자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절대 규모면에서는 여전히 1백50억∼1백80억달러로 전망하고 있어 두드러진 수지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갑작스런 반도체가격 폭락(개당 50달러에서 15달러수준)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연말에는 당초 예상치를 3배이상 웃도는 2백20억∼2백30억달러까지 급증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런 가운데 김영삼 대통령이 경상수지 적자규모를 지난해의 절반수준으로 낮추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지만 경제여건상 이러한 주문은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경우 지난해 부진을 보였던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등 주종 수출상품의 국제가격 하락세가 진정되고 엔화가 약세로 반전됨에 따라 우리의 수출경쟁력이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입은 국내경기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올 상반기에는 자본재 뿐아니라 소비재 수입의 신장세도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4·4분기부터는 국내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로 자본재 수입이 늘면서 전체 수입액도 소폭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에따라 무역수지는 지난해보다 50억달러이상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경기둔화로 여행수지 및 이전수지의 적자도 크게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경상수지 적자규모는 지난해보다 40억∼70억달러정도 줄어든 1백50억∼1백80억달러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94년이후 4년연속 경상수지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1천억달러를 돌파한 외채가 새로운 이슈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지난해 거시경제지표중 유일하게 목표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 물가다. 그만큼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노력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원유와 원자재가격 인상 및 경상수지 적자 확대에 따른 원화절하추세 등으로 물가불안 요인이 있었지만 농산물가격의 폭락과 가전제품등 공산품가격의 인하, 정부의 각종 서비스요금인상 억제에 힘입어 당초 목표인 4.5%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선에서 상승율이 억제됐다. 정부는 올 소비자물가도 연평균 4.5∼4.7%로 예상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고 대부분 연구기관들도 비슷한 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수요측면의 물가상승 압력은 경기침체로 인해 다소 완화되겠지만 지난해말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절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경우 비용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연말에 있을 대선을 비롯, 공공요금 인상등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물가관리가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하반기이후 정부의 물가안정 시책에 따라 억제되어 온 각종 서비스 요금과 집세, 유가 및 전기료인상등이 상당부분 올해로 이월돼 있어 자칫 연말 대선 분위기와 맞물려 큰 폭의 물가동요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특히 수입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생산자물가는 환율절하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새해에는 지난해의 2.7%보다 높은 3%대의 상승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돼 장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안정에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올해 물가지수개편에 따라 새로 작성되는 소비자물가에는 상대적으로 상승율이 높은 서비스품목이 대거 포함돼 지수물가가 더욱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환율◁ 새해 환율변동 추이에 대해서는 각 연구기관들이 엇갈린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연말기준으로 지난해보다 다소 절상(환율하락)될 것으로 전망하는 연구소들이 우세하다. 지난해에는 환율이 예상과는 정반대로 움직인 한해였다. 지난해 환율은 당초 7백50∼7백60원선(연평균)으로 95년말의 7백80원대보다 다소 절상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경상수지 적자폭이 예상외로 커지면서 절하폭이 확대돼 연말에는 달러당 8백50원수준까지 대폭 절하됐다. 올해 환율전망에서 절상쪽이 우세한 이유는 우선 수출부진이 더이상 확대되지 않고 외환자유화로 자본유입 규모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새해에는 OECD가입으로 주식·채권시장 개방이 확대되고 사회간접자본시설(SOC)용 현금차관 도입도 허용돼 자금유입 규모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환율절하가 지속될 경우 국내 물가불안이 가중되기 때문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외채의 원리금상환 부담도 추가적인 원화절하를 방치하기 어려운 이유다. ▷고용◁ 실업문제가 내년도 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중 하나로 떠오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 현재 실업률은 지수상 2%(계절조정치)를 밑돌아 완전고용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 고용조정 현상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접어든 95년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산업별 취업구조를 보면 경공업부분의 취업자 증가율이 지난 95년 2·4분기이후 연속 6분기째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중화학공업 취업자도 지난해 3·4분기에는 0% 증가율을 기록, 신규고용이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와같이 제조업부분에서의 고용흡수가 줄어들자 상대적으로 취업이 손쉬운 자영업등 도·소매 서비스산업으로 신규 노동력이 몰려 지수상 실업률은 즉각 높아지지 않고 있다.<이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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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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