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지스타' 의 불안한 출발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가 ‘세계 3대 게임전시회’를 목표로 야심차게 준비해온 ‘지스타2005’가 오는 10일 개막된다. 하지만 ‘지스타’ 준비상황을 살펴보면 ‘국제’라는 수식어를 붙이기가 민망할 정도다. 미국의 E3나 일본의 동경게임쇼와 견줄 만한 국제 게임쇼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목표와는 달리 이번 전시회에는 닌텐도ㆍEAㆍ블리자드 등 세계적인 업체들은 아예 참여하지도 않는다. 게임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비디오게임 업체들이 대거 불참했을 뿐 아니라 모바일게임 업체들의 참여도 저조하다. 이에 따라 지스타는 ‘국내 온라인게임 전시회’로 전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모든 일은 출발이 중요하다.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옷맵시는 엉망이 되고 만다. 그래서 벌써부터 국내 게임업체에서조차 내년부터는 지스타 불참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처럼 지스타가 출발점에서부터 비틀거리는 것은 준비부족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게임업체들은 지스타 조직위의 국내 및 해외홍보 미흡 등 경험미숙을 질타한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인데도 지스타 홍보 노력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그 흔한 영문 보도자료 한번 내 본적이 없어 해외에서는 지스타의 존재조차 모른다. 더욱이 지스타 개막 첫날은 문화관광부가 매년 개최하는 디지털콘텐츠 전시회인 ‘DICON’ 행사 오픈 시점과 겹친다. 더욱이 지스타 행사장인 일산 킨텍스와는 멀리 떨어진 삼성동 코엑스에서 비슷한 전시회가 열리는 데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이 많다. 게임도 디지털콘텐츠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게임업체 관계자들은 “날짜를 조정하는 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같은 장소에서 이들 전시회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주최측을 성토하고 있다. 물론 첫 행사인 만큼 경험미숙에 따른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불가피하다고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치밀한 준비나 기획도 없이 국제전시회를 진행하다가는 ‘국제적 망신’만 살 뿐이다. “판을 벌였으니 오기만 하라”는 식의 전시회는 이번이 마지막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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