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수도권의 6~7개 상호저축은행들이 인수ㆍ합병(M&A)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이 가운데는 경영난에 시달려 새로운 대주주를 찾고 있는 곳도 있지만 비교적 경영이 건실한 곳도 포함돼 있어 거액 전주(錢主)들과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총자산 600억원대인 서울의 S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와 일부 투자자와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비교적 경영실적이 좋다는 점을 내세워 250억~300억원의 높은 매각가격을 요구, 인수협상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J저축은행도 지난해에 이어 다시 대주주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저축은행은 총자산이 1,000억원 안팎으로 소액신용대출(300만원 이하) 연체비율이 60%를 넘어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J저축은행은 본사건물 매각에 이어 영업권 매각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경기지역의 A저축은행, 서울의 H저축은행과 또 다른 H저축은행, K저축은행 등 자산규모 400억원 대에서 1,500억원에 이르는 중견 저축은행들도 매물 리스트에 올라있다. 이 가운데 일부는 대주주가 사실상 경영을 포기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자금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 저축은행은 비교적 영업기반이 건실해 투자자들의 입질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저축은행들의 지분 매각 협상이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영업정지된 부실저축은행들의 매각작업이 번번이 무산된 것과는 달리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는 회사들이어서 거액 개인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저축은행 중앙회의 한 관계자는 “영업 여건이 나빠지면서 영업권 프리미엄이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개인은 물론이고 일부 외국인투자가들도 저축은행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 연말을 전후로 몇 건의 M&A가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업계 1위사인 한솔저축은행의 지분매각협상에 이어 중견 저축은행들이 잇따라 매각되면 업계의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김홍길기자 what@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