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썰물처럼 빠져나갔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증시로 'U턴'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 6거래일 동안 국내증시에서 1조3,000억원어치 이상을 사들였고 한국 관련 글로벌펀드에도 일주일 사이 45억달러가 들어왔다. 이는 유럽발(發) 리스크가 정점을 지나면서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된데다 2ㆍ4분기 실적 시즌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의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국내증권시장에서 최근 6거래일 동안 모두 1조3,71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도 9,000억원에 달하며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지난달 6조2,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를 크게 끌어내렸던 외국인들이 다시 '바이 코리아(Buy Korea)'의 깃발을 든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해외 펀드자금 유출입에서도 나타난다. 이번주 한국 관련 4대 글로벌펀드에는 모두 45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담기에 나서면서 코스피지수도 1,700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외국인 자금유입에 힘입어 전일보다 4.03포인트(0.24%) 오른 1,711.95포인트로 마감하며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국내 주식을 사들이는 것은 최근 스페인이 35억유로 규모의 국채발행에 성공한 것을 계기로 유럽 리스크가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다시 높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도 하반기에는 채권보다 주식에 투자하라고 권고했다. 여기에다 미국 등의 저금리와 원ㆍ달러 환율 하락 등으로 달러와 유로 캐리 트레이드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도 외국인 매수세에 한 몫을 하고 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좋을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주가수익비율(PER)이 8.8배 수준으로 낮아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들 입장에서는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들이 지난달 일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서 다시 '펀더멘털 중시'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며 "유럽발 리스크에 흔들렸던 '바이 코리아' 기조가 다시 강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