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총재 영수회담제의] '새천년 대화정치' 개막 기대

그동안 정치권이 여야 할 것 없이 국민들로부터 경멸에 찬 시선을 받을 정도로 정쟁에 휘말려 온 점을 고려할 때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李총재의 만남은 회담결과와 별개로 그 자체만으로도 의의가 있다.정쟁 일변도의 국면을 여야 총재회담을 통해 대화국면으로 전환시킬 수 있고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고 새천년을 준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상징성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총재회담이 국민이 바라는 큰 정치, 생산적정치로 전환하는 계기가 되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분석이 강하다. 여권은 李총재의 제의를 받아들이면서도 다소 씁쓰레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누차 연내 총재회담을 제의했는데도 李총재가 이를 거절하고 내년초에 회담을 열자는 역제의를 했기 때문이다. 정치적 주도권을 빼았겼다는 불쾌감과 李 총재가 총재회담을 생산적정치를 갈망하는 金대통령의 진의와는 달리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李총재는 이날 전제조건 없는 회담을 제의하면서도 정치적인 꼬리를 달아놓았다. 신년 총재회담의 의제로 대통령의 당적이탈, 검찰과 국가정보원의 제자리 찾기, 여야의 정치관계 설정등을 예로 들었다. 金 대통령과의 만남을 새천년에 잘해보자는 상징적인 이벤트로 만들기 보다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공세의 장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인는 분석이 많다. 李총재가 대통령의 당적이탈을 언급한 가운데 여권에서는 金 대통령이 신당의 총재를 맡아 내년 총선을 전면에서 진두지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자민련과의 합당이 물건너간 가운데 총선승리를 위해 당력을 모으기 위해서는 다른 방안이 없다는 설명을 곁들이고 있다. 정치권이 느끼는 2000년 1월은 새천년의 시작이라는 의미보다는 4월총선을 석달 남겨놓고 있다는 의미가 훨씬 강하다. 집권2기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총선승리를 갈망하는 金 대통령과 대권의 꿈을 향한 징검다리로 차기총선승리를 추구하고 있는 李총재의 입장이 새천년을 희망차게 열자는 국민적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조금 다급하다는 것이다. 때문에 여야총재회담이 국민들이 바라는 생산적인 정치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논의 의제에 대한 긴밀한 사전조율과 상호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여권은 야당을 뒷다리만 잡는 보수수구세력으로 몰아붙이는 자세를 탈피해 국정의 파트너로 인정해야 하고 한나라당도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공격이 유일한 정치적무기인 것처럼 갈등을 확대재생산 해온 관행을 타파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않다. 최창환기자CWCHO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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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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