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구ㆍ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에 걸친 아차산에 고구려 유적이 대규모로 묻혀 있다고 밝혀진 것은 아주 최근이다. 첫 케이스로 '아차산 4보루'가 발굴된 것이 1997년이니 겨우 15년 전이다. 아차산은 하루에도 수천명이 오르내리는데 길가 돌무더기에 관심을 갖지 않은 것은 불가사의다. 아차산ㆍ용마산ㆍ망우산 능선과 한강변에 20여개의 보루가 확인됐다. 남한 고구려 유적 가운데 가장 집중도가 높다. 숫자가 대략인 것은 보루인지 확실하지 않고 훼손된 것도 많기 때문이다. 보루 발굴에는 아이러니하게 중국의 동북공정식 고구려사 왜곡이 역할을 했다. 갑자기 고구려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위를 다시 보게 됐다. 집중적인 발굴은 2004년 이후다. 어느 정도 조사가 이뤄져 정리가 된 곳은 겨우 7군데고 나머지는 여전히 등산객의 발길에 으스러지고 있다.
사진은 발굴조사가 진행 중인 '홍련봉 2보루'다. 아차산 남쪽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2005년 시작된 발굴이 아직도 진행 중이다. 여기서 520년에 해당하는 '경자(庚子)'가 새겨진 토기가 발견됐다. 이로써 서울 지역 고구려사 편년이 보다 정확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