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대만 "필리핀 사과 성의 부족" 1차 보복

필리핀인 고용 중단 등 제재

마잉주

대만 어민 피격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남중국해 영유권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필리핀 정부의 사과로 봉합되는 듯했지만 대만 정부는 사과 수위를 놓고 문제 제기를 하며 필리핀인 고용중단 등 예고된 보복조치를 취했다.


마잉주 대만 총통은 15일 타이베이 주재 필리핀대표부 대표가 유감과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는 보고를 받은 뒤 "성의가 부족하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고 당초 예고했던 보복조치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대만 정부는 전날 자정까지 72시간으로 못박은 시한에 필리핀 정부의 사과와 관련자 처벌, 어민에 대한 배상, 어업협정 착수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필리핀 노동자 수입 동결, 필리핀 주재 대만대표부 대표 철수, 타이베이 주재 필리핀대표부 대표 귀국 요구 등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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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필리핀 정부는 대만이 요구한 네 가지 사항 가운데 사과와 함께 중첩수역에 대한 어업협정 논의 착수, 총격 책임자 처벌 등을 약속했지만 어민 배상에 대해서는 조사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대만 정부는 필리핀 정부에 이날 오후6시(현지시간)까지를 2차 시한으로 정하고 보다 공식적이고 성의 있는 사과와 배상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을 경우 2차 제재 방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다만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은 이날 별도로 특사를 파견해 어민 유족에게 사과와 위로금을 전하고 대만 고위층과의 면담을 추진하고 있어 이번 사태가 극적 봉합국면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중국 매체들은 필리핀 정부의 사과에 대해 '할인된 사과와 배상'이라고 꼬집으며 남중국해에 대해 양안이 협력해 어민을 보호하고 영향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어민 피격 직후 강한 어조의 규탄 성명을 발표한 후 남중국해에 구축함을 파견해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하이난성은 지난 6일부터 분쟁지역인 산샤시 해역에 고찰단을 파견해 주권 행보를 강화했다. 산샤시는 영유권 분쟁지역인 스프래틀리제도(난사군도)ㆍ파라셀제도(시사군도), 중사군도를 중국 정부가 묶은 행정구역이다.


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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