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로펌 대형화 필요하지만 전문성이 우선

김진환 충정 대표변호사<br>전문 분야 팀마다 재량권… 승소율·만족도 높아<br>코카콜라 등 외국 기업이 고객의 절반 차지<br>청와대 법률비서관 재직때 로스쿨 도입 주도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처럼 전문성으로 무장한 견고한 로펌(The firm Firm)'

김진환(62ㆍ사법연수원 4기ㆍ사진) 법무법인 충정 대표변호사는 내년이면 창립 20주년을 맞는 충정의 목표를 이렇게 밝혔다. 변호사 수를 늘려 외적 확장을 꾀하기 보다는 내실을 다져가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충정의 가치와도 맞물려있다. 변호사 수가 아닌 전문성만이 고객 만족을 채울 수 있는 요소라는 판단에서다.


그래서일까. 김 대표는 충정이 변호사 기준으로 국내 로펌 중 7~8위권에 불과하지만, 전문성만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했다. 그는 "충정은 '이겨야 할 사건은 져 본적이 없다'라고 자신할 만큼 높은 승소율과 고객만족도를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감의 원천은 충정의 내부 시스템이다. 충정은 변호사 전원이 각자 전문분야로 나눠져 일을 하고 있고, 일부 난해한 문제를 제외하고는 각 전문 분야팀이 재량권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다른 로펌에 비해 의사결정과 의견 제공이 신속해 승소율과 고객만족도도 높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충정 고객의 50% 가량은 존슨앤존슨ㆍ코카콜라ㆍ지멘스 등 실적을 중시하는 외국계 기업이다.

김 대표는 로펌간 합병 문제도 대형화가 아닌 전문성 확보를 통해 고객가치를 높일 수 있느냐 없느냐의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펌의 대형화를 주문하지만 대형화는 전문화로 나갈 때 의미가 있다"며 "인턴ㆍ레지던트를 포함한 의사의 머릿수가 많다고 병을 잘 진단하고 고치는 것이 아니라 숙련된 전문명의가 있는지, 명의가 얼마나 성의 있게 치료하는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2007년 다국적 기업사건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로그룹 인수, 2009년 송무분야의 강점을 갖고 있는 한승과의 합병처럼 외국 로펌과의 합병이나 합작도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자신감 덕분일까. 김 대표는 법률시장 개방을 긍정적인 기회로 판단했다. 이미 충정은 세계 135개국 국가의 160개 이상 로펌들로 구성된 세계최대 로펌협회 '렉스먼디(Lex Mundi)'의 한국 회원사로서 국제경쟁력을 키워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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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외국로펌이 자본과 인력에서 국내 로펌을 앞서는 것은 사실이나 우리 변호사들도 우수한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고, 외환위기를 겪으며 최소한의 경험을 축적했다"며 "개방을 통해 우리 로펌이 세계로 나아가고 우리 법률문화가 국제화ㆍ선진화하는 계기가 된다면 개방이 독이 아닌 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법률비서관으로 근무하며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을 추진했던 김 대표는 로펌대표와 법조선배로서 로스쿨 정착을 위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로펌 입장에서 볼 때 로스쿨 도입을 통해 신입변호사를 선택할 폭이 넓어졌고, 법률시장개방에 대비해 경쟁을 통한 변호사의 질적 향상, 법률서비스의 다양화, 세분화를 기대할 수 있는 등 장점도 분명히 많다"면서도 "로스쿨 입학정원과 합격자 숫자를 적절히 통제하고, 법원·검찰·변협 등 법조인 수요기관이 신규인력에 대한 자체연수를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대한공증인협회장으로 취임한 김 대표는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활용도가 낮은 공증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다. 공증과 같은 계약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아 쓸데 없는 분쟁과 소송이 남발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의 경우 형사고소는 일본보다 피고소 인원 대비 67배, 인구 10만명당 피고소인원은 171배 많으며, 민사사건도 사건기준으로 2배, 인구 10만명당 사건수는 5배나 많다. 김 대표는 공증문화가 정착되면 이런 문제들을 줄일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 대표는 "공증비용이 비싸지 않고, 공증을 통해 미리 계약관계를 투명하게 해둔다면 불필요한 소송 남발을 막을 수 있고 국가 소송 경제적 측면에서도 유리한 점이 있다"며 "공증생활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변호사는…

▦1948년 충남 출생 ▦경기고등학교, 서울대 법대 졸업 ▦사시 14회(사법연수원 4기) ▦1998년 서울북부지검장 ▦1999년 남부지검장,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 ▦2000년 대구지검 검사장 ▦2002년 법무부 검찰국장ㆍ서울중앙지검장 ▦2004년 법무법인 충정 대표 변호사 ▦2010년 한국포렌식협회장 ▦2012년 대한공증인협회 협회장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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