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체제 증시 어디로…

◎“폭락악몽 다시 없다… 장기투자 나설때”/주가차별화 본격화… 우량주 발굴 노력을/외국인,금융·유통부문 M&A 본격나설듯/미 은행,정보·통신 등 하이테크주 집중 사냥/시중금리 1분기 정점… 해외신용회복 시급/개인투자자,투신사 통한 간접투자 바람직/외국인 매수유입 장기적으론 증시에 호재정부가 지난 3일 IMF(국제통화기금)와 금융산업구조조정 및 자금지원에 대해 합의했다. 전례없는 극심한 침체상태에 빠졌던 주식시장은 4일 이를 계기로 급반등세로 돌아서 투자자들에게 한가닥 희망을 던져주었다. 급등세를 보이던 환율 및 시중금리도 진정됨에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IMF체제하에서 주식시장의 주변환경이 급격히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환경변화가 주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긴축재정과 고금리, 그리고 산업과 금융부문의 급격한 구조조정등은 주식시장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올 전망이다. 옥규석 대한투자신탁전무, 이세근 대우투자자문부사장, 김영종 동아증권사장을 초청, IMF체제하에서의 증시환경변화와 증시에 미칠 영향을 진단하는 긴급좌담을 마련했다. 이세근 부사장=IMF와의 협약이 체결됨으로써 한국경제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동안 침체를 면치못하던 종합주가지수가 IMF와의 협약체결이후 오름세로 돌아선것은 고무적으로 보입니다. 옥규석 전무=전반적으로 증권시장은 오늘 주가급등으로 신용매물이 대폭 해소됨에 따라 일단 최악의 고비는 넘긴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투자시기와 투자대상 선정에 신중을 기해야할 것입니다. 김영종 사장=당분간 기업도산이 이어지고 금리가 높은 추세를 유지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외국자금의 유입으로 금리가 떨어지는 시기가 투자적기라고 판단됩니다. IMF 협약체결로 일단 불확실성은 제거됐고 구조개편의 방향이 정해졌으므로 이같은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질 경우 이전과 같은 폭락장세는 없을 것입니다. 옥=그러나 투자자들로서는 두가지를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하나는 긴축자체가 주식시장에 매우 큰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로인해 금리가 급등할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보다는 은행예금이나 채권을 선호하게 마련입니다. 게다가 연결재무제표의 작성, 계열사간 상호지급보증해소, 계열사 거래감소, 자산시가평가 문제가 대두되면 한계기업의 생존환경은 더욱 악화될 것입니다. 결국 주당 현금흐름이 좋은 우량주가 선별적으로 상승할 것이므로 투자자들은 옥석가리기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또 50% 한도확대로 정보력이 대단한 외국기관이 본격적으로 들어오는 만큼, 상대적으로 개인투자자들의 입지가 좁아집니다. 투자자들은 불확실한 정보로 단기투자를 일삼기보다는 투신사를 통해 간접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김=IMF체제하에서는 시장이 사실상 완전히 개방되고 기업들의 경영환경도 급변하는 만큼 이전보다 투자리스크가 훨씬 커진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대상을 선택하는 방법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방식을 도입해야할 것입니다. 이=IMF합의 및 외국인 한도확대 이후 투자자들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살펴야 합니까. ○투자리스크 커져 김=연결재무제표와 관련, 이제는 대기업 계열사 가운데 실적이 양호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간의 주가차별화가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입니다. 투자자들로서는 그동안 부실한 계열사에 의해 가려졌던 그룹내 우량주들을 발굴해 투자한다면 상당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당분간 주식시장은 외국인의 움직임에 의해 큰 영향을 받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국내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져 있기때문이 외국인들은 이전보다 훨씬 작은 규모의 자금으로도 국내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기때문이지요. 김=외국인들이 국내시장에 본격 투자함에 따라 국제적인 변수가 중요해집니다. 이는 증시에 영향을 줄수 있는 변수가 증가, 투자리스크가 증가한다는 뜻이죠. 투자자들도 이제는 외국인 투자가들처럼 리스크 관리기법에 신경을 써야 할것입니다. 김=한도확대로 외국인에 의한 기업인수합병(M&A)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외국인들이 관심을 기울일 만한 기업들로는 은행과 같은 금융주와 유통부문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같은 생각입니다. 미국계은행들이 국내은행의 인수를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외국계 은행으로서는 기존영업망을 활용, 국내 금융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현재 저평가된 국내 은행을 노릴 가능성은 충분한 것이죠. 제조업으로는 통신, 정보 등 하이테크 종목과 유통업관련주가 M&A의 표적이 될 것입니다. 또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태국등의 기반산업구조가 취약한 점을 고려하면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옥=IMF협약 이후 전반적인 경제상황은 여전히 불안하지만 외국인 매수세 유입등을 감안한다면 지금이 장기투자의 적기라는 판단은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김=실물경기와 관련해 원화절하가 수출에 미치는 효과는 긍정적으로 분석됩니다. 수출증가와 긴축재정으로 인한 수입감소로 무역수지개선은 상당히 개선될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동남아 경제가 망가진 상황에서 미국경기의 호황이 끝날 경우 의외로 수출이 부진해질 염려가 있습니다. 옥=경제성장률을 3%내로 제한한 것은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평소 5∼6% 성장하던 경제가 위축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기업매출이 크게 위축될 것은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경제전반에 구조조정이 이뤄지게 될 전망이어서 이에따른 고통도 엄청날 것입니다. 경제위기가 사회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IMF자금지원은 기간을 두고 조건부로 이뤄지는 만큼 그들의 요구사황을 철저히 이행하는게 시급합니다. 우리가 머뭇거리다가 그들의 조건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더 나쁜 상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옥=기업으로서는 연결재무제표 작성등 투명한 경영을 실시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오랜동안 관행에 젖어있던 경영마인드가 하루아침에 바뀌는데는 많은 시행착오와 비용이 따를 것입니다. 이=앞으로 자금시장 동향과 관련해 IMF가 총통화증가율을 18.0%에서 10%로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대로 할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시중 자금난은 가중될 것입니다. 상장기업이 자금을 구하기는 더 더욱 힘들어질 것입니다. 옥=단기적으로는 당장 32조원(IMF추정 48조∼52조원)에 달하는 부실채권을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문제입니다. 정부가 부실채권 정리기금을 설립하는등 노력을 다하고 있으나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채권시장 개방으로 인한 자금유입에 기대를 거는 수밖에 없는데 과연 언제부터, 얼마나 들어올지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시중 자금난 가중 김=금융기관들의 자금중개기능은 당분간 회복되기 힘들 것입니다. 현재 유동성은 풍부하지만 금융기관간, 기업간 불신이 팽배해 있어 고금리는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시장금리조건에도 자금을 구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외국과의 금리차가 있으니까 외국계 자금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자금유입은 서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한번 떨어진 국가 및 기업의 신용도 회복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태국의 경우에도 금리가 매우 높지만 아직 외국계자금의 유입은 많지 않습니다. 이=해외 신용등급 회복이 급선무입니다. 해외 한국물 시장이 한국의 신용등급하락으로 5분의 1이하로 축소됐습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무디스 사 등 외국 신용평가기관들이 단기등급만이라도 상향조정하도록 우리정부가 노력해야 합니다. 시중금리는 일단 내년 1·4분기에 정점에 도달할 것입니다. 이후 자금시장 안정과 M&A시장 개방추세를 봐가며 외국자금이 시중에 유입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옥=협약내용중 긴축재정, 금융산업개편 등 어느것 하나 증권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IMF가 내건 조건은 한결같이 불안한 한국의 신용시스템을 재건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정부와 국민이 얼마나 신속히 이들 조건을 이행, 국가의 신용도를 높이는가가 증시회복의 과제입니다.<정리=강용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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