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 대통령·청와대 표정/현철씨 대목선 얼핏 눈에 물기까지…

◎비서실 “잘못 보좌한 탓” 자책분위기○…김영삼 대통령은 이날 상오 9시30분부터 본관 세종실에서 「취임 4주년을 맞아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담화를 17분간 가라앉은 목소리로 낭독. 이날 세종실에는 대통령의 뜻에 따라 단 한사람의 배석자도 없이 생중계를 위해 온 TV 방송사의 카메라맨 4명과 조명 1명 등 모두 5명만이 있었고 옆방에서 김광일 비서실장, 김광석 경호실장, 윤여준 공보수석, 이해순 의전수석 등 4명이 대기. 김대통령은 담화문을 읽으면서 시종 처연한 모습이었고 목소리는 낮게 가라앉아 TV로 이를 보는 청와대 비서진들은 숙연한 자세. 특히 김대통령은 차남 현철씨 대목에서는 얼핏 눈에 물기가 번지고 가끔씩 말이 떨리는 등 심경을 가누기 힘들어 하는 모습. 김대통령은 특히 담화를 마치고 고개를 거의 90도 가까이 숙이고 인사를 해 절대로 고개를 숙이지 않던 종래 모습과 크게 대조. ○…청와대 비서실은 김대통령이 취임 4주년이라는 기쁜 날에 참담한 심정으로 국민앞에서 사죄를 하게 된 것은 『보좌를 잘못한 탓』이라며 자책하는 모습. 특히 김대통령이 인사개혁을 언명함에 따라서 청와대 수석진의 진영에 대폭적인 물갈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자 한층 뒤숭숭한 분위기. 김광일 비서실장은 『대통령이 저렇게 하도록 잘못 보좌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간단히 언급했으며 이원종 정무수석은 『저지경을 만든 죄인이 무슨 할말이 있겠느냐』면서 무척이나 어두운 표정. 한편 이날 민주계 출신 비서진들은 유난히 낙담하는 표정인 반면 비민주계 비서진들은 다소 다른(?)표정을 보여 대조. ○…한편 이번 담화문 작성을 담당한 윤여준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현철씨 문제 등 핵심 사항에 대해서는 일찌감치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고 전하고 『특히 참모들이 담화작성 과정에서 현철씨 문제 등 대통령이 듣기 민망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많이 했지만 대통령은 「잘알았다, 고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언.<우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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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원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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