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3월 11일] 지속적인 원전수출의 기회를 잡아야

지난해 말 한국이 원전 선진국인 프랑스ㆍ미국을 제치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서 원전 건설계약을 수주한 이후 지구촌 곳곳에서 한국의 원전기술 도입을 위한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한국 원자력의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려운 경제상황에서 연간 국가예산의 4배가 투입되는 원전도입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반대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정부가 결단을 내린 데에서 시작한다. 최초로 건설된 고리1호기는 '턴키방식'이었다. 그 후 원전기술 자립의 기치 아래 한국전력을 중심으로 심혈을 기울여 20기의 원전을 건설하면서 미국의 제3세대 모델보다 향상된 APR-1400 원자로 개발에 성공한 한국 표준형원전을 만들어냈다. 이는 펜실베이니아 드리마일섬 방사능 유출사고와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 등으로 대부분의 국가들이 원전건설을 포기하거나 방치하고 있는 동안에도 한국은 지속적 건설을 통해 기술력을 키워온 결과이다. 최근 미국은 30년 만에 다시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이 원전건설을 재개하기로 한 것은 원자력발전을 청정에너지 확보의 핵심수단으로 삼았다는 얘기다. 현실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원전밖에 없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한국을 예로 들면서 원전건설을 통해 저렴한 청정에너지를 확보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와 전문성, 신기술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원전건설 재개는 오는 2020년까지 10기의 원전 수출계획을 세운 한전에는 기회이자 위기일 수 있다. 원전건설에 핵심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이 세계 원전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수주 경쟁은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프랑스ㆍ일본 등 원전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원전경쟁력을 견제하려는 심리가 발동한다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원전 설계와 시공, 운영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역량을 갖춘 한국전력은 가장 안전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으로 원전을 건설할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지난 30년간 원전을 건설한 경험이 없다. 따라서 한국은 미국과의 폭넓은 협력을 통해 원전의 본산인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이는 세계 곳곳에서 계획되고 있는 원전 수주경쟁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다. 이를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흩어진 원자력 조직을 일원화해 신속하고 정확한 의사결정 선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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