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재상 미래에셋증권(037620) 대표는 27일 오후3시 대전대 혜화문화관 블랙박스홀에서 진행된 '미래를 준비하는 대학생을 위한 CEO 초청 특강'에서 '금융투자기업의 인재상'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대전 출신인 변 대표는 "여기 모인 학생 중에는 초중고 후배들도 있을 것이고 어떻게 보면 대부분 제 자식의 친구들인 만큼 강연이라기보다는 제 경험을 풀어나가는 자리로 이 자리를 즐겨주길 바란다"고 강연을 시작했다. 변 대표는 강의 초반 국내 증권 역사와 금융업에 대해 돌발퀴즈를 섞어가며 알기 쉽게 설명했다. 시작 전 다소 딱딱했던 학생들의 얼굴은 변 대표의 재치 있는 입담과 경제개념 관련 돌발퀴즈로 이내 웃음을 띠었다. 학생들도 대한민국 금융투자업 일선에서 뛰고 있는 변 대표의 귀중한 경험을 하나라도 놓칠세라 노트에 적어가며 강의에 집중했다
이날 변 대표는 금융투자기업의 인재상을 설명하면서 논어의 위정편에 나온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을 유난히 강조했다.
군자의 덕목 중 하나인 '군자불기'는 말 그대로 군자는 그릇의 정해진 모양대로 그 쓰임새가 정해지면 안 된다는 뜻이다.
300여명의 학생들이 빼곡히 들어찬 강당에서 변 대표는 "담을 수 있는 용도와 크기가 이미 정해져 있는 그릇처럼 하나의 정형화된 인재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다양한 경험과 도전, 그리고 좌절을 겪으면서 다른 영역을 넘나드는 창조적인 인재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이러한 인재는 비단 금융업에만 해당하는 인재상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변 대표가 군자불기를 강조한 것은 앞으로의 금융투자시장은 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를 맞아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급격한 변화가 예고돼 있기 때문이다.
1997년 당시 7만500원에 불과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140만원대까지 치솟았지만 금융업종의 실적은 후퇴하고 있다. 특히 증권업은 다른 금융업과 달리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변 대표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을 꿈꾸는 한국 증권업의 목표를 생각한다면 초라한 성적"이라면서 "증권업은 앞으로 큰 변화가 필요하고 창조적인 인재들이 들어와 개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특히 이러한 상황에 증권산업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 개선이 증권업의 새로운 시대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변 대표는 "과거에는 금융투자회사 이름을 달았지만 은행업과 비슷한 일들을 해왔다"면서 "NCR제도 개선으로 내년부터는 증권사들의 실력에 따라 분명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 맞게 시대변화에 맞춰 유연하고도 역동적인 능력을 갖춘 인재가 이 시대에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형화된 그릇이 되기보다는 어떠한 모양의 그릇에도 담길 수 있는 물이 이 시대에 적합한 인재상이라는 설명이다.
변 대표는 어떠한 그릇에도 담길 수 있는 물과 같은 인재가 되기 위해서는 간절함과 회복력(resilience)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꿈을 이루고자 하는 간절함이 있어야 노력이 뒤따르고 노력을 하다 넘어져도 강한 회복력이 있어야 다시 일어서 꿈을 향해 뛸 수 있다"면서 "스티브 잡스 본인 스스로도 애플에서 쫓겨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듯 좌절이 있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변 대표는 시각장애인으로 미국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차관보까지 역임한 강영우 박사 이야기에 시간을 할애했다.
변 대표는 "그는 14세 때 사고로 시력을 잃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노력해 한국 최초 맹인 박사가 됐고 유엔 세계장애인위원회 부의장은 물론 백안관까지 진출했다"면서 "그 역시 실명 후 매일 눈을 뜨게 해달라고 기도하는 등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가졌지만 결국 이겨내 성공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강 박사 역시 만일 눈을 떴다면 박사는커녕 하루 벌어 하루 살기도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어떠한 좌절이 있더라도 간절함을 가지고 다시 일어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변 대표는 대전대 학생들에게 목적의식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인재, 디자인적 사고를 통해 문제 해결능력을 갖춘 인재, 다양한 경험학습을 통해 전문역량을 갖춘 인재가 돼주기를 당부했다.
●변재상 대표는
△1982년 대전고
△1989년 서울대 공법학과
△동부증권, 살로먼스미스바니증권
△2000년 미래에셋증권 입사
△2005년 미래에셋증권 채권본부장
△2007년 미래에셋증권 홍보담당 겸 HR본부장
△2011년 미래에셋증권 경영서비스부문 대표
△2012년 미래에셋증권 리테일부문 대표
△2012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