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세계도로대회


김학송 한국도로공사 사장


어느 나라든 경제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국격이 높아지게 된 계기가 분명히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 1988년 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이 그렇다. 스포츠 축제였지만 두 번의 큰 대회를 치른 후 우리나라는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위상이 크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전쟁의 위험이 상존하는 분단국이라는 이유로 외국인들이 투자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는 우리를 보고 세계의 시각은 달라졌다. 덩달아 우리 사회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일으켰음은 물론이다.


그럴 만한 또 하나의 국제대회가 내년 이맘때 서울에서 펼쳐진다. 제25회 서울 세계도로대회가 그것이다. 세계도로대회는 1908년 프랑스 파리에서 첫 대회가 열린 이래 100년 넘게 이어져온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도로교통인의 축제다. 우리나라는 2010년 10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이사회에서 경쟁 도시였던 로마와 프라하를 제치고 유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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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각국 정부대표를 비롯해 100여개국에서 3만여명의 도로교통 분야 공무원과 바이어가 참여하게 된다. 각종 전시회에서는 최첨단 도로교통기술이 집약된 내로라하는 신제품들을 선보이게 되며 학술행사에서는 세계 각국의 석학들과 전문가들이 도로교통 산업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다.

정부는 지금 '건실한 경제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골자로 하는 창조경제를 주창하고 있다. 또한 경제살리기를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삼고 경기부양 정책을 펼쳐나가고 있다. 하지만 국내외를 막론하고 경기침체와 더불어 정치·사회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상황이 좀처럼 호전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 여파로 도로교통 산업도 어려운 상황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마치 거대한 산맥이나 협곡을 만난 상황과 진배없다.

우리나라는 불모지를 일궈 도로교통 선진국의 면모를 갖췄다. 하지만 이제까지 이뤄온 성과에 만족하며 멈춰 서 있기에는 작금의 상황이 너무 위태롭다. 새로운 성장동력과 매력적인 시장을 찾아내지 않으면 몇 년 앞을 장담할 수 없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제25회 서울 세계도로대회에서 해답을 찾아내자고 제안하고 싶다. 이 대회는 우리에게 소중한 기회가 아닐 수 없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돌파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나라 도로교통 산업의 명운을 가르는 중차대한 시험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서울 세계도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 거두는 결실은 도로교통 업계에만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내는 엄중한 일인 만큼 도로교통 산업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업계의 깊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하고 싶다.

함께 뜻을 모으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돌파구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은 물론이고 분명 막대한 시너지를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해서 답보 상태에 있는 관련 산업 모두 제25회 서울 세계도로대회를 금전옥답 삼아 다시금 희망의 불씨를 피우고 반듯한 창조경제의 씨앗을 틔울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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