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지난해 비무장한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17)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히스패닉계 백인 조지 짐머만(29)이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현지 언론은 짐머만의 무죄 판결을 일제히 크게 보도했고 이 사건은 인종차별과 연관 지어지며 미국 사회가 시끄러워졌다.
짐머만은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샌퍼드의 한 편의점에 들른 후 귀가하던 마틴과 다툼하던 과정에서 그를 총격으로 숨지게 했다.
짐머만은 당시 마틴이 먼저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바닥에 넘어뜨린 뒤 살해 위협을 가했기 때문에 자신은 정당방위 차원에서 사살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사건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된 마틴은 편한 차림에 사탕과 음료수만 소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제18순회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마틴을 사살한 짐머만의 행위를 정당방위로 인정하고 2급 살인 등 혐의에 대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논란이 가속된 건 사건 직후 경찰이 짐머만의 정당방위 주장을 받아들여 44일간 체포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마틴의 부모는 짐머만이 인종차별적 동기로 마틴을 살해했으며, 경찰 또한 피해자가 흑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 지역 흑인사회와 인권단체들의 주도로 시작된 항의집회도 뉴욕 등 전국으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나서 진상 조사를 촉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하자 플로리다주 검찰은 올해 4월 짐머만을 2급 살인죄로 기소했다.
무죄 판결이 나온 날 밤새 미국 전국 곳곳에서 항의시위가 이어졌다.
특히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는 시민 100여명이 곳곳에서 창문을 부수고 불을 지르며 경찰차를 공격했다. 또 주차된 차량과 건물 외벽에 경찰을 비난하는 그라피티를 그려넣으며 격양된 반응을 보였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에도 비난 글이 올라오며 논란이 확산되는 중이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