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시장 개방·규제완화는 필연/신규사업자 업무영역제한 일선 완전철폐/외국인 참여도 내년 전면허용한국생산성본부(회장 박유광)는 20일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서 나카무라 타이조(중촌 태삼) 일본 국제전신전화주식회사(KDD)회장을 초청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과 21세기를 향한 경영전략」을 주제로 신경영혁신 최고경영자 월례 조찬회를 가졌다. 나카무라 회장은 『앞으로 정보통신이 주도산업으로서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되고 대용량화되는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하며 의료, 교육, 행정 등에서 정보통신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 정비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나카무라 회장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편집자 주>
세계 전기통신산업의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사람의 몸과 비교할 때 신경계통과도 같은 전기통신사업은 그동안 어느 지역을 불문하고 국가가 독점적으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최근 전기통신에 대한 세계인들의 욕구가 날로 증가하면서 80년대부터 민간기업의 전기통신시장 참여 등 각국의 통신시장 참여 자유화바람이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나아가 각국 국내 통신시장의 이같은 구조변화와 함께 각국의 주요 통신회사들은 기술력과 자금력을 무기로 국내시장에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통신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84년 AT&T를 장거리통신회사와 지역통신회사로 분할한 미국은 34년에 제정된 통신법을 96년 대폭 개정했다. 이로써 통신과 방송의 영역뿐 아니라 사업자간의 사업영역도 제거하고 상호진출을 통한 통신시장의 활성화를 촉진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올 연두회견에서 2000년까지 모든 학교도서관에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12세가 되면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그 구체적인 방안으로 통신속도를 현재보다 1천배 이상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을 위해 앞으로 3년동안 매년 1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국가기관으로서 독점적으로 사업을 펼쳐온 BT를 민영화한 영국 등 유럽도 내년 1월1일까지 통신인프라 구축과 기본전화서비스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통신관련 사업자들에게 정부융자와 보조금을 지급하는 TEN(Trans Europe Network)구상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지역 국가 역시 민영화와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규제완화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일본은 국가기관인 전신전화공사(NTT)를 민영화하고 민간기업의 전기통신시장 신규참여도 허용한 85년 1차 통신시장 개혁에 이어 최근 2차 개혁에 착수, 통신시장의 개방과 사업영역의 상호진출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장거리·지역으로 명확히 구분해 온 신규사업자의 사업영역 규제를 완전히 철폐했다. 이로써 지금까지 국제통신사업자 2개사와 국내 장거리통신사업자 3개사를 비롯해 국내 지역통신사업자 다수가 새롭게 통신시장에 뛰어들어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또 NTT와 53년 민간 전기통신회사로 발족한 KDD가 각각 국내사업과 국제사업자로 그동안 일본 통신시장을 양분해왔으나 이들 두 회사의 각 고유 사업영역에 상호진출할 수 있는 길을 제도적으로 열어놓았다. 따라서 NTT와 KDD는 지난 6월부터 국제통신사업과 국내통신사업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일본은 이밖에도 자국의 기본전화서비스시장에 대한 외국통신사업자의 진입을 12월 허용할 예정이며 KDD와 NTT를 제외한 일본의 모든 통신사업자의 지분에 대해 외국통신사업자의 참여한도를 현재 33%에서 내년 1월 1백%로 늘려 외국자본 참여규제를 완전히 제거할 계획이다.
동시에 일본은 2010년까지 광통신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키로 한 정보통신기반 정비 프로그램을 최근 경제활성화대책 발표 때 당초계획에서 5년 앞당기기로 했다.
정보통신산업은 이제 21세기를 지탱하는 전략산업이다. 지난해 다른 산업의 성장률이 4∼5%에 머물렀던 일본에서 정보통신산업의 성장률은 20% 이상을 기록했다. 정보통신이 앞으로도 주도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되고 대용량화되는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정리=구동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