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새영화] 김현정 감독 ‘이중간첩’

우렁찬 행진곡이 울려 퍼지고 있는 김일성광장. 노동당 창건기념 열병식이 진행되고 있는 격정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북한 대남사업본부 출신 조선인민군 소좌 림병호(한석규)가 있다. 광장을 가득 메운 압도적인 인파, 야포와 전차들의 캐터필러 등이 웅장하게 보여진다. 이어 1980년 림병호가 베를린 체크포인트 찰리를 통해 남한으로의 위장귀순에 극적으로 성공한다. 그는 서울로 송환돼 혹독한 고문을 받는다.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들면서도 오직 “자유대한 만세”만을 외치며 `자유`에 대한 자신의 굳은 의지를 보이며 정보원의 경계를 풀게한다. 3년후. 병호는 남한의 정보기관에 입성. 북파 교육과 대북정보 분석을 담당한다. 그러던 어느날 병호는 첫번째 지령인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윤수미(고소영)와의 접선에 성공한다. 병호는 남측에서 오랫동안 준비해 온 북파 작전의 정보를 유출하고, 수미는 그것을 북으로 전달해 남측의 프로젝트를 실패로 이끈다. 병호는 당과 인민을 위해 과업을 완수했다는 감격에 젖지만 그것도 잠시. 상황은 병호와 수미의 신분이 노출될 위기로 치닫는다. 한반도의 분단이라는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 `이중간첩`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한으로 위장 귀순해 이중적인 모습으로 살아야 했던 이중간첩 림병호의 극적인 삶을 그린 영화다. 이 영화는 `흥행보증수표`한석규의 4년만의 복귀, 체코와 포르투갈 현지 로케, 분단상황을 소재로 한 줄거리에 `하루`이후 3년만에 스크린에 얼굴을 내미는 고소영의 가세라는 점등으로 일찍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공공의 적` 시나리오를 통해 새로운 형사 캐릭터를 창조해내는데 성공한 김현정감독은 데뷔작인 `이중간첩`에서도 림병호의 캐릭터에 가장 애쓴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쉬리`의 박무영(최민식)이나 `공동경비구역 JSA`의 오경필(송강호)에서 비치는 전형성을 탈피했다. 이 영화는 북한 사람 림병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북의 신념과 체제에 충실한 그의 눈에 비친 일그러진 남한 사회와 결국은 모두가 희생자일 수 밖에 없는 남북의 사라들을 편파적이지 않은 시각으로 그려낸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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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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