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사진) 산업자원부 장관이 “국내 경쟁은 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기업결합 심사를 완화하도록 촉구해 주목된다. 재계 대변인격인 산자부와 경제 검찰 공정위 양 부처 수장간 교차강연의 첫번째 주자로 나선 김 장관은 15일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공정위 직원들을 상대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한ㆍEU FTA 등으로 여러 나라가 하나의 시장이 되므로 국내 시장을 봐야 하는 것도 있지만 널리 봐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장관은 특히 자율적 구조조정이 시급한 석유화학산업을 염두에 둔 듯 “특정 장치산업의 경우 기업 스스로 판단하면 기업결합을 허용해주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수익성 저하와 중국ㆍ중동의 증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업계는 산자부가 업계 자율의 구조조정을 촉구하자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청한 바 있다. 산자부와 공정위는 현재 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실무 차원에서 논의해보자는 제안을 해둔 상태다. 또 전날 발표된 삼성과 LG간 디스플레이 상생협력 방안이 외부에서 기업간 공동행위로 받아들여질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두 대기업이 합병이나 담합을 하는 것이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금까지는 차라리 해외기업과 제휴했던 두 대기업간의 벽이 터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