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순익 60% 신장 733억원"
한국기술투자(19550ㆍ대표 서갑수)는 거래소에 상장되어 있거나 코스닥에 등록되어 있는 10여개 창투사 가운데 가장 높은 주가를 유지하며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면밀한 사전심사를 통해 우량기업에 투자하는 등 탄탄한 수익구조가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코스닥시장이 침체기에 들어가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비해 한국기술투자는 지난해 733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 99년(435억)보다 60% 늘어난 신장세를 보였다. 이는 창투사중 최대규모일 뿐 아니라 창사 이래 가장 큰 이익 실현이다.
코스닥시장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한국기술투자가 뛰어난 경영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투자기업의 가치를 올려놓는 데 탁월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창투사의 경우 설립 역사가 짧아 창업에서부터 기업공개(IPO) 단계를 거쳐 투자 회수까지 수년이 걸리는 벤처투자 사이클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회사들이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한국기술투자는 1986년에 설립돼 지금까지 거래소 상장 6개사를 비롯해 코스닥 등록 34개사, 나스닥 상장 3개사 등 풍부한 상장 및 등록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전문 엔지니어 17명, MBA 9명을 포함, 모두 33명의 투자심사역을 보유하고 있다.이들 투자심사역은 각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수준을 갖춘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 경쟁력 있는 회사를 골라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평균경력이 11년으로 동종업계 최고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기술투자는 투자한 업체에 대해 자체 자금뿐 아니라 다른 투자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추가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기술ㆍ마케팅ㆍIPOㆍ법률ㆍ세무ㆍPR 등 각 분야에 걸쳐 종합적인 서비스를 지원해 기업다운 기업으로 키워내는 데 남다른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또 오랜 역사만큼이나 다양한 투자업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다. 현재 한국기술투자의 투자업체는 ITㆍ전기전자ㆍ기계부품ㆍ생명공학ㆍ환경ㆍ엔터테인먼트ㆍ소프트웨어ㆍ인터넷 등 각 산업분야를 망라해 280개에 달하며 이중 올해에만 코스닥 등록을 앞둔 회사가 34개에 이른다.
한국기술투자는 투자기업과 성장을 같이한다는 경영이념을 표방하고 있으며 투자업체에 대한 예상 회수기간도 다른 업체에 비해 긴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한국기술투자가 이익을 실현한 회사를 보면 해외투자업체인 실리콘이미지(96년 투자)를 비롯해 마크로젠(97년 투자)ㆍ화인반도체기술(87년 투자)ㆍ맥시스템(97년 투자)ㆍ미래케이블티비(94년)ㆍ다산인터네트(99년 투자)ㆍ피코소프트(97년 투자) 등 20여개 업체이다. 이 가운데 화인반도체기술의 경우 투자회수 기간이 14년에 이른다.
한국기술투자는 지난 1월 현재 고유자산 3,252억원, 11개 벤처투자조합 1,025억원, 구조조정조합 2,080억원 등 운용자산 규모가 6,357억원에 달한다. 이는 149개 창투사 가운데 가장 큰 자산규모며 올해에는 벤처 및 구조조정 펀드 5∼6개를 추가로 결성해 모두 1조원의 투자자산을 확보한다는 야심찬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투자 가능한 재원이 회사고유 보유현금 320억원, 유가증권 평가액 540억원, 자사주 600억원, 11개 벤처펀드 500억원, 구조조정펀드 500억원 등 모두 2,460억원에 달해 창투사 가운데 최고의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창투사들이 투자재원이 급격히 고갈돼 '투자-회수-재투자'의 선순환구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과는 달리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기술투자는 장기적으로 더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한국기술투자는 투자업체에 대한 현금화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기업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투자업체의 보유주식을 주가 상승기에 일괄 매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지만 한국기술투자는 보유 주식을 단계적으로 분할 매각함으로써 시장 변동에 대한 충격을 줄여나가 오랜 기간동안 안정적인 수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수익 실현을 한 대표적인 기업중 마크로젠의 경우 소유 주식의 매각비율을 보면 3월 8%, 4월 8%, 5월 36%, 6월 16%, 8월 7% 등이며 현재도 25%를 소유하고 있다.
지난 99년말부터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시장 못지않게 활성화됨에 따라 1990년대 초반에 비해 창투사들이 투자회수를 할 수 있는 시장규모도 20배 이상 커졌다. 또 벤처산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게 신장되면서 벤처캐피털의 선두주자인 한국기술투자의 전망도 한층 밝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정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