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개성공단 투자제안 왜 했나" 후회만…

■ 개성공단 현지법인 대표가 말하는 '北핵실험 이후'<br>美바이어 거래거절 통보 사태 심각성 절감<br> '인질론' 까지 나와 입주업체들 동요·술렁<br>북한근로자도 일자리 잃을까 초조한 모습

"개성공단 투자제안 왜 했나" 후회만… ■ 개성공단 현지법인 대표가 말하는 '北핵실험 이후'외형변화 아직 없지만 15개 입주업체 '긴장감' 美바이어 거래거절 통보 사태 심각성 절감북한근로자도 일자리 잃을까 초조한 모습 이현호 기자 hhlee@sed.co.kr 관련기사 • 개성공단 기업인들-與지도부 간담 • [사설] 개성공단 당분간 현상유지가 바람직 지난 11일 오전7시. 서울 세종로 정부청사 건너편 열린마당공원 주변에 정차해 있던 모 회사의 소형 버스차량에 5명의 인사가 다소 긴장되고 초조한 표정으로 올라탔다. 북한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전자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A사의 40대 초반 현지법인장 K씨와 직원들이었다. "요즘 심정 같으면 개성공단의 투자를 제안해 현지법인 대표까지 담당하고 있다는 게 후회될 뿐입니다." 북한 핵실험 이후 높아지고 있는 긴장감 속에 개성공단 내 사업장을 향해 가는 출근길의 그는 스트레스 탓인지 다소 무거워 보이는 어깨를 뒤로 젖히며 이같이 토로했다. 벌써 1년 넘게 일주일에 2~3차례 직원들과 개성으로 출퇴근해온 K법인장은 "핵실험 사태 이후 당장 외형적 변화는 없지만 팽팽한 긴장감 속에 공단 내 15개 입주 업체들이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며 술렁이고 있다"며 "인질론 얘기까지 나오면서 현지 주재원들도 가족들의 안부문의가 계속되면서 전전 긍긍하는 모습이어서 무척 안타깝다"고 전했다. 현지에 근무하는 150여명의 A사 북한 근로자들의 표정도 지난 7월 미사일 발사 때와는 사뭇 달라 보인다는 것. K법인장은 개성공단 전용도로 초입에 위치한 북측 출입국사무소(CIQ)에 도착, 입국 수속과정에서 느꼈던 북측 경비원들의 평소와 달라 보이는 매서운 눈초리를 뒤로 하고 9시30분께 사업장에 들어섰다. 그는 "공장에 들어가 바로 20~30분 가량 북측 근로자까지 참여하는 간부회의를 주재했는데 평소와 달리 다소 썰렁했다"며 "양측 모두 매우 조심스럽게 움직인다"고 밝혔다. 또 "특히 북측 근로자들은 '핵실험은 자위를 위해 당연히 한 것'이라고 하지만 최근 부쩍 심화된 듯한 북측 정부 관계자들의 감시의 눈초리에 꽤 신경쓰는 것 같다"며 "특히 일자리를 잃지 않을까 하는 초조한 표정도 느껴진다"고 밝혔다. 다른 사업장에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들 중 일부는 남한과 국제사회의 대응자세 등에 궁금해하는 모습도 가끔 엿볼 수 있다고 한다. K법인장은 "상주직원과 북한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무거운 가슴으로 이날 저녁 늦게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며 "그런데 바로 이날 미국 바이어로부터 개성공단 제품은 거래할 수 없다는 통보를 받아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A사는 이와 관련,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우선은 미국측과 개성공단 제품을 내수시장으로 돌리고 국내에서 생산된 것을 수출하는 협의에 착수했다. 하지만 그는 앞으로 유엔 등의 대북제재가 이뤄지면 개성공단의 물자 반출입이 전면 중단될 수 있어 생산설비를 속히 남측으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때문에 이날 개성공단에서 비슷한 상황에 내몰린 몇몇 현지법인 대표들과 긴급모임을 가졌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어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K법인장은 "전체적으로 현지법인 대표들이 답답함과 불안함으로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토로한다"며 "자칫 여기에 있다가 남측으로 되돌아가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개성공단에 들어오는 것 자체에 대해 다들 불안해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오는 18일께 다시 개성공단을 찾을 K법인장은 "이번 사태가 속히 원만하게 해결돼 남북교류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입력시간 : 2006/10/12 17:08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