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교회 본질은 나눔·희생… 부·권력 내려놓아야

■ 세반연 실행위원장 방인성 목사<br>담임목사 세습 문화처럼 확산… 관행처럼 여기는 신도도 문제


"교회의 담임목사 세습이 과거에는 대형 교회 중심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이제 중형 교회, 소형 교회로까지 확산되며 하나의 문화처럼 퍼지고 있다."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의 방인성(사진) 목사는 이같이 말했다. 세반연은 이달 초 기자회견을 열고 담임목사 세습이 확인된 61개 교회의 명단과 세습 의혹이 있는 22개 교회의 명단을 구체적으로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세반연은 세습 반대와 이를 위한 각 교단의 입법운동을 목표로 지난해 11월에 출범한 기독교 연합단체다. 방 목사는 실행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교회에서 이처럼 세습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한마디로 교회가 너무 많은 부와 권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라며 "종교사적으로 볼 때 이렇게 되면 불행한 일이 발생하고 교회 자체도 힘들어진다"고 진단했다. 물량주의ㆍ성장주의에 빠진 한국 교회의 대표적인 병폐가 세습이라는 얘기다.

아들 목사가 능력만 있다면 세습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방 목사는 "세습을 정당화하는 논리 중 하나가 바로 그것"이라고 말한다. 또 현실적으로 원로목사(아버지 목사)의 후광을 입고 아들 목사가 담임목사가 될 때 안정적인 목회가 가능한 측면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하지만 그런 논리가 나오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즉 교회의 부와 권력을 지킨다는 측면에서 보면 세습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교회는 본질적으로 그런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즉 교회는 나눔과 희생, 지역사회를 향한 섬김이 본질인데 이제는 거대한 이익집단화돼 세습을 통해 기득권을 유지하려 한다는 얘기다.


방 목사는 이 같은 세습을 받아들이는 일반 신도들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교회에만 들어가면 똑똑한 사람들도 바보가 된다. 한국 교회의 샤머니즘적ㆍ기복적 신앙이 사람들을 무조건적ㆍ맹목적으로 순응하는 사람들로 바뀌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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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예수님도 부와 권력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자신을 다 내어주면서까지 우리에게 구원과 자유를 허락했기 때문에 한국 교회도 이제는 희생과 섬김ㆍ봉사의 자리로 내려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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