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리빙 앤 조이] 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 인터뷰

"術士 2만명… 행정도시 입지 助言도"

약력
▦ 59년 전북 순창생
▦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 독일 뮌스터대학 독문학 박사
▦ 현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 행정복합도시 자문위원
▦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홍성담의 명당도. 화가 홍성담이 그린 그림으로 배산임수와 좌청룡, 우백호등 명당의 지형이 세밀히 묘사돼 있다.

중부지방 모처의 현군사(懸裙沙). 현군사는 산 모양이 여자의 주름치마 처럼 여러 갈래의 능선으로 분산되어 있는 지형을 지칭하는 것으로 위락 문화가 발달한다고 전해진다. 이 곳 역시 한적한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흥업소가 들어서 있다.

[리빙 앤 조이] 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 인터뷰 "術士 2만명… 행정도시 입지 助言도" 우현석기자 hnskwoo@sed.co.kr 약력▦ 59년 전북 순창생▦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일어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독일 뮌스터대학 독문학 박사▦ 현 우석대학교 교양학부 교수▦ 행정복합도시 자문위원▦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홍성담의 명당도. 화가 홍성담이 그린 그림으로 배산임수와 좌청룡, 우백호등 명당의 지형이 세밀히 묘사돼 있다. 중부지방 모처의 현군사(懸裙沙). 현군사는 산 모양이 여자의 주름치마 처럼 여러 갈래의 능선으로 분산되어 있는 지형을 지칭하는 것으로 위락 문화가 발달한다고 전해진다. 이 곳 역시 한적한 시골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유흥업소가 들어서 있다. 관련기사 • 風水의 신비와 과학 • 풍수전문가 김두규 교수 인터뷰 • 풍수, 현상(Phenomenon)과 사실(Fact) • 창틀에 분재·수석 놓아 氣 빠져 나가는 것 방지 • 변기 뚜껑 닫아 놓고 현관 거울 없는게 좋아 취재원에는 두 부류가 있다. 한 마디 할 때 마다 기삿거리가 폭포수 처럼 쏟아져 나오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별로 할 얘기는 없지만 자기 자랑이나 홍보를 하기 위해 별 것도 아닌 것을 중언부언하는 이들도 있다. 김두규 교수는 전자(前者)였다. 그에게 날아간 기자의 질문은 거울에 반사된 빛줄기 처럼 바로 대답이 돼 튕겨져 나왔다. 독일에 유학, 뮌스터대학에 독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전주 우석대학에서 독일문학을 가르치던 학자답게 김교수의 화법은 간결하고 논리적이었다. -독일문학을 전공했다고 들었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가 일반화 된 독일에서 공부한 분이 풍수학자로 길은 틀게 된 동기는 뭔가? “원래 독일유학을 가기 전에 대학원은 동양철학과로 진학하려고 했었다. 독일 유학시절에는 문학을 전공했다. 독일유학 경력과 지금 가르치는 풍수지리는 아무 상관없다. 물론 독일에서도 풍수라는 개념이 있는지, 그렇다면 성당은 어떤 곳에 세우는지 등에 대해 관심은 가지고 있었다. 대학원을 외국어대학교에서 했는데 그 때 동구릉 등에 답사를 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풍수를 가르치고 있는 이유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문화센터에 강의를 개설한 적이 있는데 수강생들이 엄청나게 몰렸다. 그래서 90년대 초부터 풍수공부에 천착했다. 본격적으로 가르치게 된 동기는 교양시간에 동양사상 과목이 있었는데 내가 풍수에 관심이 있는 것을 알고 학교에서 ‘한 번 가르쳐 보는게 어떻겠냐’고 했다. 강의를 개설했는데 인기가 워낙 좋아 다음 학기에 1,500명이 몰릴 정도였다. 그래서 97년부터 본격적으로 풍수강의를 개설했다. 그 후로 평균 700~800명이 수강신청을 했다. 2000년부터는 아예 독문학 강좌를 접고, 풍수강의만 하고 있다.” -풍수는 누구한테 배웠나? “풍수를 배우려는 희망자들은 으레 ‘좋은 풍수선생 혹시 없냐’고 묻는데 가장 좋은 선생은 그 마을에서 오래 살아온 사람들이다. 지방의 속내를 구전(口傳)으로 배워 온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술사를 만났다. 또 최창조 선생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다면 다른 이들은 어떤 과정을 거쳐 술사(術士)가 되나? 또 그들의 실력은 신뢰할 만 한가? “국내의 풍수 전문가 숫자를 2만~3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들이 모두 전업 지관이냐’면 그렇지는 않다. 풍수는 간단한 학문이 아니다. 배우기 어려운 만큼 사이비가 많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전업 지관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고, 호구지책(糊口之策)으로 삼다 보니 그릇된 영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배출 경로는 훌륭한 선생을 만나 도제식으로 배출되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문화센터, 사회교육원 같은 곳에서 배운 젊은이들이 활동하기도 한다. 국가공인시험도 없고, 실력을 검증할 방법도 없다. 다행인 것은 요즘 고객들이 아주 영리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판단에 의해서 그들의 실력이 검증되고 있다. 내가 행정복합도시 자문위원에 지원했을 때 자천타천 50명 이상이 몰렸다. 공무원들은 내 말대로 하면 공사비절감 등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공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나를 뽑았을 것이다. 터를 잘못 잡으면 기반 공사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반면 잘 잡은 터는 사고가 적고, 일반인이 봐도 편안한 마음이 든다.” -풍수의 부작용이나 역기능으로는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풍수는 가진 자의 학문이다. 과거에는 왕실에서 지관을 독점 했었다. 신하들의 땅이 명당이라고 여겨지면 왕실에서 뺏는 일도 빈번했다. 과거급제가 많고, 일족이 장수하는 가문중 도성 100리 안에 땅을 가지고 있으면 그 집을 찾아 장손을 불러서 땅을 빼었다. 그렇게까지 했는데 ‘조선이 그 모양이었냐’고 반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세계사를 보라. 중세에 500년을 이어간 나라가 몇이나 되나. 특히 세종은 세자에게 ‘지관은 반드시 누구를 쓰라’고 지시를 할 정도였다. 유성룡은 후손에 남긴 글에서 ‘풍수를 꼭 알아야 한다’며 ‘땅을 쓸 때 지관에만 맡기지 말라’고 당부했다. 조선시대 한다 하는 양반들은 지관들을 식객으로 먹이며 끼고 살았다.” -살아가면서 풍수를 봐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험상 풍수를 봐서 구한 땅은 오래 간다. 땅이 오래간다는 얘기는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는 얘기다. 신중을 기하지 않고 얻은 땅은 물이 차고, 잡풀이 우거지거나, 집터를 잡았을 때 불온한 기운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행정복합도시, 도청 이전 등의 이슈가 불거질 때 마다 풍수에 관한 논의가 뜨겁게 달아오른다. 지리에 관련된 사안인 만큼 풍수가 논의되는 것은 이해할 만 하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풍수가 거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나. “사람들이 미래의 결과를 궁금해하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닌가. 후보자들의 정책이나 능력, 사상을 거론하는 것은 딱딱하다. 학연, 혈연, 지연 이야기나 묘지 풍수 같은 건 일단 재미있다. 자연스레 관심이 가고 편안히 읽거나 볼 수 있다. 또 대선 주자들이 거기에 연연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입력시간 : 2007/05/3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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