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빈손' 6자회담 회의론

美 언론 "결국 실패···북핵포기 설득 힘들듯"<br>일부 국내 전문가들 "큰틀에선 논의 진전"<br>내달 北美 2차 실무회의서 절충점 찾을수도<br>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 회담 자체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기 회담 일정도 확정하지 못하고 끝나 앞으로 북핵 문제가 구심점을 잃고 공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됐다. 워싱턴포스트(WP)등 미국 언론들도 23일 회의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표면적인 측면만으로 6자회담이 실패했다고 보는 것은 단편적인 분석이라고 지적했다. 내용적인 면에서는 작지만 큰 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베이징에서 열렸던 제5차 2단계 6자회담에는 ‘금융제재를 먼저 풀어야 한다’는 북한의 입장과 ‘핵 폐기를 위한 초기 이행조치가 병행돼야 한다’는 미국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미국은 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핵 동결과 신고에 응하는 ‘초기이행 조치’를 취하면 체제 보장과 대북 지원 등 ‘상응 조치’를 약속했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의 적극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방코델타아시아(BDA)의 금융제재를 풀지 않으면 핵 문제를 논의할 수 없다고 끝까지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이에 따라 6자회담 무용론까지 제기됐으며 다음 회담 전망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 시작했다. 실제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 핵무기 해체를 위한 6자회담이 결국 실패로 끝났다”며 “이는 중국이 지원하는 6자회담의 장래에 의문을 던진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난 6자회담으로 북한 핵포기 설득이 더욱 어려워졌다”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을 선언한 이상 핵포기 설득이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북핵 전문가들은 섣부른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회담과정의 내용을 꼼꼼히 살펴보면 북핵 논의의 큰 틀에서 진전된 측면이 있었다는 것. 이런 주장의 주된 근거로 이번 6자회담 과정에서 사실상 처음으로 북미 양자 간 금융제재 실무회동이 베이징에서 동시에 이뤄졌다는 점을 꼽았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남북관계연구실장은 “미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북한을 파트너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북핵 문제에 대한 기존 입장을 수정했기 때문에 금융제재 문제는 어떤 방식으로든 결론이 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1월 중순께 미국에서 열릴 북미간 2차 금융제재 실무회의 결과에 따라서 6자회담이 급진전될 것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이 금융제재 실무협의 과정에는 원칙과 법에 따른 해결을 강조하겠지만 결국 최종 결론에서 북한의 입장을 고려한 정치적 결단을 내려 북미간 절충점이 마련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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