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TV(IPTV) 솔루션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이 충분합니다. 티비스톰도 내년 4월께 북미·아시아 등 해외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겁니다."
장호연(사진) 티비스톰 대표는 국내 IPTV 솔루션 업체들의 해외진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자신했다. 또 셋톱박스와 소프트웨어(SW)가 중요해지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확신했다.
장 대표는 "올 들어 IPTV사업을 하는 해외 이동통신사와 케이블TV업체들이 한국회사들을 찾기 시작했다"며 "미국은 물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태국, 호주 등 전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러브콜이 들어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일부는 이미 계약을 한 곳도 있고, 일부는 내년 초나 4월께 계약서를 쓸 것으로 예상했다.
티비스톰은 방송용 셋톱박스 SW를 개발한다. 시청자들이 원하는 방송을 편하게 볼 수 있게 셋톱박스에 다양한 기능을 넣는다. TV뿐만 아니라 모바일 연동도 가능하다. IPTV 서비스를 하는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구글TV 등 굵직한 곳에 납품한다. 그렇다고 해외 업체가 제 발로 찾아올 정도의 회사는 아니다. 이에 대해 장 대표는 "퀄컴, 마블 등 글로벌 반도체기업들이 해외 사업자에게 우리를 추천한다"며 "같이 일해 본 하드웨어(HW)업체들이 부품의 성능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SW로 티비스톰을 꼽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예전에는 HW를 정하고 SW를 골랐지만, 최근에는 SW업체와 기능을 얘기한 후 그 사양에 맞춰 HW를 찍는다"며 "클라우드가 확산되면 HW는 점점 껍데기가 되고 SW 중요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셋톱박스 가격의 40%는 SW 몫. SW 가격이 올라가기는 힘들지만, 갈수록 더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수많은 부품이 들어가는 HW의 가격비중이 낮아지기 힘들다"며 "그러나 셋톱박스 가치의 중심은 이미 SW로 옮겨가는 중"이라고 판단했다.
티비스톰은 현재 기회와 위기를 동시에 맞았다. 정부 돈을 지원받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신기술 첨단 제품을 만들었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해외로 나가기에는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아 무리를 하는 중이다. 장 대표는 "해외로 나가기 위해 투자유치를 추진 중이지만 투자자와 회사의 눈높이 차이가 크다"며 "시장과 제품은 타이밍이 중요한 만큼 무리를 해서라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고 안타까워했다. R&D에만 매달려 수익 내기도 힘들지만 직원을 90명으로 늘렸다. 내년에 매출이 본격화되면서 올해보다 두 배 많은 200억원 가량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셋톱박스의 미래를 밝게 본다. TV 속으로 들어가 사라지는 일은 없다고 자신한다. 그는 "앞으로 셋톱박스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과 스마트폰, 스마트와치 등 웨어러블기기를 비롯한 집안의 모든 정보를 관리하는 게이트웨이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