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은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7.56%(6,850원) 하락한 3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중 한때 3만1,0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지난 4월 6만6,000원까지 오른 미래에셋증권의 주가는 불과 5개월 만에 반토막이 났다.
이는 초대형 IB로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증자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과 주주가치 희석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더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참여하는 것 외에 회사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자금 사용 계획이 없고 대우증권 인수 가능성 역시 높지 않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도 줄줄이 목표주가를 낮췄다. KB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7만원에서 3만8,000원으로 절반 가까이 낮췄고 신한금융투자는 6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내렸다. 특히 현대증권은 이어지는 무상증자 후에는 3만원 안팎까지 더 하향 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승창 KB투자증권 이사는 "주당순자산 희석효과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내리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며 "대우증권 인수 여부, 자본의 수익창출력이 개선될지가 앞으로의 주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미래에셋그룹이 금융지주전환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행 금융지주회사법상 '연도 말 자산 총액이 1,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의 주식가액합이 자산총액의 50% 이상인 회사'는 금융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한 '인가 대상 금융지주회사'가 된다. 미래에셋은 금융지주 전환을 피하기 위해 미래에셋캐피탈이 매년 말 자산을 인위적으로 늘려왔다.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캐피탈의 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주식가액 비율은 48% 정도다. 하지만 유상증자로 인해 미래에셋증권의 주가가 지난해 말보다 2만원가량 낮아진 3만원대 정도에 형성된다고 예상하면 비율은 더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자회사 주식가액합이 4,000억원 늘어나 유상증자를 하면 오히려 금융지주회사 전환 요건을 갖추게 돼 이를 피하기 위한 유상증자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면서도 "박현주 회장이 개별 기업 경영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금융지주회사 전환은 막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