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오늘의 경제소사/11월10일] 경부선철도 완공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된 지 오래다. 특히 고속철도가 생기면서 비행기보다 훨씬 더 편하게 당일치기로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일을 볼 수 있게 됐다. 경부선 철도가 처음 놓였던 100년 전에는 영등포를 출발한 열차가 30시간 뒤에야 부산 초량에 닿았다. 그때만 해도 경부선 철도는 획기적인 교통수단이었다. 말을 타거나 걸어서 며칠씩 걸리던 거리를 하룻밤 자고 나면 도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경부선 철도는 우리 국토를 종단하는 대동맥이지만 조선의 근대화나 개발의 상징이라기보다 일본의 조선 침략과 수탈의 부산물이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총연장 444.5㎞의 경부선 철도가 1904년 11월10일 완공됐다. 일본은 조선과 중국에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 한반도 종단철도(부산~신의주) 건설을 추진했다. 경부선 철도가 조선 남부 지방에 대한 일본의 군사ㆍ경제적 세력을 확대하는 유효한 수단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은 이를 위해 1898년 9월8일 일본 자본가들을 중심으로 경부철도주식회사를 설립해 경부철도합동조약 체결 부설권을 받아냈다. 기공식이 열린 것은 1901년. 그해 8월21일과 9월21일 각각 서울 영등포와 부산 초량에서 기공식을 갖고 착공된 경부선 철도가 드디어 완공됐다. 일본은 조선인을 인부로 강제 동원하고 침목 등 목재를 남벌해 사용하며 약탈적인 방법으로 경부선을 세계에서 가장 싼 값에 건설했다. 조선의 희생을 바탕으로 부설된 경부선은 부관연락선으로 일본과 연결됐으며 1906년 경의선과도 이어져 신의주까지 닿았다. 명암과 영욕이 엇갈리는 한국 근ㆍ현대사를 상징하는 경부선 철도는 과거 일제 식민지 지배의 수단이자 근대화의 디딤돌이었지만 이제는 한반도의 대동맥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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