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등학생 '중국어 배우기'열풍

"영어만으론 차별화 안돼" 갈수록 조기교육<br>학습지 시장규모도 500억원대 급성장<br>특목고·대학특례 입시위한 유학도 크게늘어



“달러 자산을 처분하고 자녀에게 중국어를 가르쳐라.” 네살박이 딸에게 중국어를 가르치기 위해 올해초 싱가포르로 이주한 ‘투자의 달인’짐 로저스는 최근 신간 ‘불 인 차이나(Bull In China)’에서 “중국은 21세기의 의제를 설정하고 지배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렇게 갈파했다. 중국 경제가 그만큼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고 있으니 어릴 때부터 어학이라는 생존무기를 갈고 다듬어야 한다는 얘기다. 요즘 국내에서도 중국어 배우기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자녀들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위해 일찍부터 중국어를 가르치는 붐이 일고 있다. 이제 영어는 누구나 구사하는 필수 언어이고 중국어까지 자유롭게 구사해야 대접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더욱이 한ㆍ중 양국이 초ㆍ중ㆍ고등학교 및 대학ㆍ대학원 이수 학력을 상호 인정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중국어 배우기 열풍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어 조기 교육 열풍= 주부 지유희(39)씨는 올해초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CDI 프렙어학원 ‘퀵 차이니즈(Quick Chinese)’프로그램에 등록했다. ‘퀵 차이니즈’는 중국 칭화대 산하 자광그룹에서 개발한 것으로 중국 정부가 유럽, 아시아 등 전 세계 20여 개국에 보급한 어학 프로그램. 지씨는 “영어만으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업을 하는 아이 아버지 생각은 달랐다”며 “영어와 중국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수요는 날로 높아지는데 이런 능력을 갖춘 사람은 턱없이 부족하다고 해 나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지 씨는 자녀에게 꾸준히 중국어 교육을 받게 한 뒤 외고를 거쳐 대입에서는 글로벌 전형 쪽으로 보낸다는 전략까지 세워놓고 있다. 박덕현 CDI홀딩스 중국사업부 과장은 “퀵 차이니즈의 경우 초등학생만을 대상으로 3개월을 한 학기로 하는데 첫 학기에 비해 수강생이 50%이상 늘어났다”며 “중국어를 배우려는 학생의 연령대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박 과장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중국어 관련 교육시장은 해마다 급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쑥쑥 크는 학습지 시장= 업계에서는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을 겨냥한 중국어 학습지 시장 규모를 대략 5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어린이 학습지 시장은 대교ㆍ재능ㆍ웅진ㆍ구몬 등 4개 회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이들 회사의 전체 매출만 지난해 말 기준 약 2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대교는 지난 2005년 8월 ㈜차이홍 에듀의 일부 영업 및 자산을 인수해‘차이홍 중국어’란 이름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인수 당시 3,800명 정도이던 회원수는 인수 4개월 만에 3배 이상 성장했고 지난해 5만9,000명까지 늘어났다. 매출도 지난해 기준 290억원을 넘어서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차이홍 중국어는 전국 13개 지역에 38개 지국의 영업 조직을 두고 1,000여 명의 학습지 교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대교의 한 관계자는 “주요 성장요인은 응용학습교재의 활용과 방문맞춤 학습지 프로그램으로 학습효과를 극대화 한 서비스”라면서“원어민 중심의 전문교사 육성, 정기적인 어학캠프, 중국어 말하기 대회 등의 서비스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몬 중국어’의 경우도 초등 회원이 7,000명이 넘어섰으며 윤선생 영어교실에서 지난해 6월 시작한 초등 전문 ‘티엔차이 중국어’회원은 10개월여 만에 1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현지의 유학생을 잡아라= 중국 교육부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 유학생 19만 5,503명(2007년 기준) 중 한국 유학생은 6만4,481명에 이르고 있다. 이번에 한ㆍ중 양국의 상호 학력 인정 양해각서 체결을 계기로 중국 유학은 더욱 활발해 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국 현지에서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도 등장하고 있다. 팍스 메듀는 북경에 자회사 ‘팍스 메듀 차이나’(가칭)을 설립, 중국 내 교육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팍스 메듀는 다음달 중 자회사를 설립해 한ㆍ중 양국 학생 대상 유학사업과 학원 사업, 기숙형 생활관 직영 등 다양한 교육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왕병구 팍스메듀 중국사업본부장은 “특목고 및 대학 특례 입시를 위한 중국 조기 유학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대학교 입학 희망자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특례입시 전문 학원과 기숙형 생활관 직영사업, 한ㆍ중 학교 연계를 통한 양국 학생 대상 교육사업을 본격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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