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생뚱' 맞은 박승총재

'BOK쇼크' 이언 이번엔 웬 플라자합의?<br>국회 업무보고 도중 언급 '逆플라자합의' 실수인듯<br>'달러하락 공조' 해석소지 오늘 외환시장 반응 관심

‘(보유 외환의)통화 다변화’라는 한줄짜리 보고서로 국제금융시장을 ‘쇼크’로 몰아넣었던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에는 ‘플라자 합의’라는 단어를 꺼냈다. 24일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대한 한은 업무보고. 박 총재는 ‘BOK 쇼크’를 놓고 질의응답을 오가던 말미, “플라자 합의와 비슷한 국제적 합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총재회의에 가면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통화 공조를)강력히 주장한다”며 “환율협력, 무역협력, 국제불균형 등의 문제가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자 합의란 1985년 선진 5개국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달러화 가치 절하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룬 것. 달러ㆍ엔 환율은 이후 3년만에 260엔대에서 120엔대로 수직 하강했다. 단어의 정의만을 보면 달러 가치 절하를 위해 국제 공조의 필요성을 언급한 듯하지만, 현 상황을 비춰보면 정반대의 의미로 관측된다. 달러 하락이 지속되는 마당에 가치 하락을 위해 공조한다는게 논리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결국 박 총재의 발언은 달러 가치 상승을 위해 공조에 나서는 ‘역(逆) 플자자 합의’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가에서는 이 발언을 ‘통화 다변화 쇼크’와 연계해 해석을 내놓고 있다. ‘다변화 쇼크’로 달러화 가치 하락을 촉발시킨 상황을 만회하기 위해 상승의 계기를 주도적으로 만들겠다는 포석이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박 총재는 “미국이 쌍둥이 적자 문제를 먼저 조정해야 한다”며 “아시아에서는 경상흑자를 줄이는 문제와 외환정책을 유연하게 하는 노력 등이 있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 총재는 이날 시종일관 BOK쇼크에 대한 해명을 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그는 “투자자산을 다변화하겠다고 밝힌 것은 당장 달러를 팔아 다른 통화로 바꾸겠다는 뜻이 아니다”며 “외환보유 증가분에 한해 파운드나 캐나다 달러 등 우량 통화에 분산 투자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외신의 과잉전달로 국제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 데 대해 퍽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쏟아지는 소나기성 비판을 피해가려 했다. 박 총재는 “미국 금리가 계속 오르면 내국인의 해외 주식매수자금이 송금되면서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환율이 속도가 문제일 따름이지 계속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나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4월쯤 환율이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쇼크에 빠진 시장에 진정제를 투여해보려는 그의 노력에 25일 외환시장이 어떻게 반응할지 관심이다. 플라자 합의란
1985년 선진 5개국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달러화 가치 절하에 대한 국제적 합의를 이룬 것. 달러·엔 환율은 이후 3년만에 260엔대에서 120엔대로 수직 하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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