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 이대론 안된다" 정부-재계 힘모으기

■ 3개 협의회 운영합의 >>관련기사 정부와 재계가 ▲ 외국인 투자 활성화 ▲ 기업경영환경 개선 ▲ 수출확대 등 3가지 부문에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기로 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 실물경제 활성화가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것을 공감했기 때문이다. 3가지 과제에 대해 정부와 재계가 힘을 합치지 않으면 경제회복이 어렵다는 절박한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정ㆍ재계 합의배경 정부와 재계가 3가지 협력원칙에 합의한 것은 침체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를 더 이상 방치했다가는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자칫하면 무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게 작용했다. 정부와 전경련은 "체감경기 호전과 자금시장 안정으로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어려운 대외무역 여건과 파업사태 등으로 수출, 외국인 투자,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만약 이를 방치할 경우 실물경제의 조기회복이 지연되고 미래성장 잠재력마저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우리경제는 세계경제 침체 등으로 수출이 4개월째 급락하고 외국인 투자유치가 감소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와 관련, "미국경제의 조기회복이 불투명한 가운데 유럽연합(EU) 경제의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해 외부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가들도 그 동안의 '바이 코리아' 입장을 유보한 채 관망하는 추세로 돌아섰다. ◇수출, 투자유치, 경영환경개선 TF 구성하기로 이날 회동에서 산자부와 전경련 회장단은 수출확대와 외국인투자유치 확대를 위해 공동노력하고 경영환경 개선, 즉 규제완화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산자부가 최근 집단소송제 서명파동으로 위축된 재계의 입장을 한껏 세워주고 나선 것이다. 대신 재계는 기업경영의 투명성과 효율성 제고, 윤리경영 실천노력을 더욱 강화해 화답하기로 했다. 또 양측은 노사안정에도 공동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산자부와 전경련은 각각 국장급과 임원급을 대표로 3개의 협의회를 이른 시일 내에 구성,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수출(산자부 무역정책국장-전경련 산업조사본부장), 외국인투자유치(국제협력투자국장-국제본부장), 경영환경개선(산업정책국장-경제조사본부장) 분야에서 실질적인 정ㆍ재계간 TF가 설치돼 가동된다. 우선 수출증대를 위해 금융ㆍ외환ㆍ통관절차ㆍ관세 등 제도개선을 추진하고 플랜트 등 대규모 수출부문에서 국내기업간 과당경쟁을 지양하며 기업의 시장개척활동과 정부 세일즈외교를 효과적으로 연계하기로 했다. 또 최근 미국의 철강장벽 문제 등 통상마찰 대응을 위한 민관협력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국가이미지 제고와 수출마케팅 연계에 적극 나서며 차세대 수출유망상품상품화와 전자무역 활성화를 조기에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와 재계는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주력시장의 침체와 정보기술(IT) 부문 수요위축으로 고전하고 있는 수출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서는 해외에서 민관 공동으로 투자유치 활동을 펴고 대기업이 전략적 제휴로 외자를 유치할 경우 정부가 세제, 입지, 환경개선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경영환경 개선과 관련, 정부와 재계는 ▲ 투자활성화를 위한 세제ㆍ금융ㆍ공정거래제도 개선과 연구개발(R&D) 등 성장잠재력 확충투자 확대 ▲ 정부기관의 기업 중복조사 자제 ▲ 공장설립ㆍ물류 등 규제개혁 ▲ 선진형 노사관계 정착 ▲ 기업지배구조 개선과 윤리경영 강화 ▲ 시장기능에 의한 기업인수합병(M&A)ㆍ분사ㆍ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회장단 회의 뭘 논의했나 이날 회의에서 회장단은 대한항공 노사의 협상이 타결되긴 했지만 다른 사업장의 파업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며 노동계의 불법행위에 대해 정부가 엄정하게 대응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회장단은 또 최근 현안으로 대두된 집단소송제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을 일부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e코리아 건설을 위한 IT인력 양성 등도 협의했다. 이날 회장단 회의에는 김각중 전경련 회장을 비롯,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손길승 SK 회장,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박용오 두산 회장, 이웅렬 코오롱 회장, 류진 풍산 회장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정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전경련 회장직에 의욕을 보이다 뜻이 꺾였던 지난 99년 6월 이후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나타나지 않다가 이날 회의에 참석, 눈길을 끌었다. 정 회장은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전경련모임에 적극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이날 오는 2010년 세계해양박람회 유치위원장으로서 프랑스 총회 방문성과를 알리고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 구본무 LG 회장, 박정구 금호 회장과 이용태 삼보컴퓨터 회장, 조석래 효성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은 해외출장 및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 특히 2년 가까이 전경련과 담을 쌓고 있는 구 LG 회장은 98년 LG반도체를 현대전자(하이닉스반도체)에 넘겨준 빅딜을 전경련이 주도한 것에 대해 서운함을 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광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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