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는 듀발 상, 비제이 싱은 마이웨이 상(?)’
연말을 맞아 골프계 최고 선수 선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골프전문지 ‘골프월드’가 8일 이색적인 수상자 명단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만약에’ 상(THE WHAT-IF AWARD)=결과를 뒤집어 놓고 생각했을 때 가장 아찔했을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수상자는 필 미켈슨이다. 마스터스 마지막 날 18번홀에서 5.4m 거리의 버디 퍼트를 놓쳐 어니 엘스와 연장전을 벌였다면 과연 ‘메이저대회 무관’의 한을 올해 풀 수 있었을까.
이어 열린 US오픈에서도 미켈슨은 최종일 17번홀에서 1.5m 거리에서 어이없는 3퍼트를 범해 레티프 구센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2위에 그쳤다.
◇‘품행제로’ 상(THE GANGSTA GOLF AWARD)=올해 LPGA투어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필리핀의 제니퍼 로살레스가 선정됐다. 그는 짧은 바지에 원색의 셔츠, 그리고 셔츠와 같은 색상의 헤어밴드 등 ‘튀는’ 스타일에 담배를 태워 물고 페어웨이를 걷는 거침없는 행동으로 늘 볼 거리를 제공했다.
◇‘최악의 기밀 유지’ 상(THE WORST-KEPT SECRET AWARD)=타이거 우즈가 경쟁 상대 없이 수상자에 올랐다. 전 스윙 코치 부치 하먼과 결별한 그는 마크 오메라의 코치인 행크 헤이니와 함께 스윙을 교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까지 숨겨왔다. 엘린 노르데그렌과 바베이도스에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것은 매우 서운한 일이었다.
◇‘어데로 갔나’ 상(THE DAVID DUVAL NOW-YOU-SEE-ME NOW-YOU-DON'T AWARD)=한때 세계랭킹 1위에 올랐지만 깊은 슬럼프에 빠진 듀발의 이름을 딴 상으로 달갑지 않은 부문이지만 박세리가 뽑혔다.
박세리는 ‘드라이버 입스(특히 짧은 퍼트 때 긴장감으로 근육이 경직되는 증상)’로 부진, 수년 간 지켜왔던 ‘넘버2’ 자리를 박지은에게 넘겨주고 상금랭킹 ‘톱10’에서도 밀려나 11위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라온스킨스게임과 한일대항전 등에서 견고한 드라이버 샷을 선보여 내년 부활이 기대된다.
◇‘마이웨이’ 상(THE FRANK SINATRA MY WAY AWARD)=비제이 싱은 올해 9승을 올리고 1,100만달러에 육박하는 상금을 벌어들였지만 변함 없는 표정과 말투로 미디어나 팬들과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플레이와 우승에 몰두한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