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주택시장 '稅風'에 급매물 홍수

내년 주택세신설등 세부담 3~4배 증가 전망<br>강남지역 거래조차 끊겨 1억이상 값 하락도

최근 집을 여러 채 가진 사람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와 거래두절로 주택의 환금성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금까지 강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다주택 보유자들은 재산세 인상에 이어 종합토지세도 지난해에 비해 평균 28.3%나 뛰어오르면서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는 주택세 신설을 골자로 한 종합부동산세 과세가 추진되고 주택가격공시제, 부동산 실거래가 전산망 확충, 1가구 3주택 보유자 양도세 강화 등이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이어서 매물양산에 따른 가격하락 압력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세풍(稅風)으로 급매물 늘어나= 내년부터 재산세(건물분)와 종합토지세(토지분)가 주택세로 통합되면서 세금부담이 3~4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부는 주택세 세율을 과표구간별로 0.1~0.7%까지 차등 적용해 합산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 같은 안이 확정되면 강남구와 송파구 등 서울 강남 지역은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이처럼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과세가 강화되면서 이들이 보유한 주택이 급매물로 나오는 사례 역시 늘고 있다.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은 지난 6월 말 6억3,000만원선을 유지했지만 최근 5억원 초반대에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송파구 문정동 훼밀리아파트 32평형은 5억원선을 웃돌던 매매가격이 최근 4억5,000만~4억6,000만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눈에 띄고 있다. ◇매물적체, 거래공백 심화= 세금부담에 따른 매물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거래는 두절돼 거래공백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서울 성동구 금호동 일대에는 40~50개의 중개업소들이 자리잡고 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매매계약을 체결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곳 건우공인의 한 관계자는 “세금부담 증가에 따른 매수위축은 이미 3~4개월 전부터 시장에 반영됐다”며 “중소형 평형 구분 없이 매물상담이 나오고 있지만 팔리지 않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강남 지역은 거래중단으로 중개업소들조차 수개월 전 시세를 기준 삼아 상담해주는 실정이다. 강남구 삼성동 현대공인 관계자는 “보유세 인상으로 매물증가가 예상되지만 거래가 안돼 일부는 매물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포털 닥터아파트의 강현구 실장은 “세금부담은 다주택 보유자들에게 상당한 심리적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하지만 저가매도조차 쉽지 않아 자금여유가 있는 다주택 보유자가 상담해오면 장기보유를 권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버티기도 힘들어= 지난해 개정된 소득세법에 따르면 1가구 3주택 이상 보유자의 경우 올해 안에 집 한채는 줄여야 양도차익의 60%에 달하는 양도소득세를 피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다주택 보유자들은 연내 주택처분을 서두르고 있지만 매수세가 없어 중과세를 피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장기보유나 증여 등을 고려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다주택 보유자의 상당수는 저금리 기조를 이용한 주택담보대출,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주택 늘리기에 나선 경우가 많아 무조건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다른 금융자산을 보유하지 않고 부동산에 집중적으로 자산을 운용해온 사람이나 특별한 소득 없이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주택 수를 늘려온 사람들은 강화된 세금 외에 차입금 상환압력 및 전세보증금 하락으로 매물출회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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