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로버트 로플린(ROBERT LAUGHLIN·50) 교수가 고등과학원 초청으로 9일 한국을 찾았다. 지난 96년 亞·太 이론물리센터 개소 기념학회에 참석한데 이어 이번이 두 번째.로플린 교수는 지난 83년 「분수 양자 홀 효과」(FRACTIONAL QUANTUM HALL EFFECT)를 발견, 양자물리학의 새로운 지평을 연 공로로 노벨상을 받았다.
이 이론은 전자들이 강한 자기장과 극저온(영하 273℃ 부근) 상태에서 마치 액체처럼 움직이는데, 이 때 전기 저항이 분수값을 갖는다는 것이다.
육중한 체구에 차분히 말하는 로플린 교수는 초전도체와 초유체 외에도 컴퓨터와 생물학, 블랙 홀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밝혔다.
물리학자의 연구 성과와 그 실용화에 대한 질문에 그는 『늘 새로운 현상을 찾아 실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용화에 성공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연구 비용과 경제성이 항상 연구의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새로운 현상을 연구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들이 나오는데 이도 언젠가는 연구에 보탬이 된다』라며 열심히 연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공동 연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는 노벨상 공동 수상에 대해 『공동수상자 슈퇴르머(독일)와 추이(중국계)가 양자 유체 상태를 먼저 발견했고, 나중에 내가 이론을 제시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로플린 교수는 미국 버클리 대학을 졸업하고 MIT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 85년부터 스탠포드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고 있다.
김성수기자S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