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디지털 홈' 현실로 다가왔다

유비쿼터스 시대 한발짝 '성큼'

삼성전자의 홈네트워크 솔루션인 `홈비타'(Homevita)가 적용된 대규모 홈네트워크 생활단지가 대구 태왕아너스 아파트에 처음으로등장, 1세대 디지털 홈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그동안의 홈네트워크 시스템이 시범 가동이나 가구내 기기 제어에 국한돼 있던홈오토메이션 수준에 그쳤다면 이번 사례는 가구내 네트워크 수준을 넘어서 단지내,지역사회내 네트워크 등 3개 축으로 확장되는 `사이버 홈'을 대규모로 구현한 첫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모바일.오피스.홈 네트워크가 하나로 연결되는 미래 `유비쿼터스'(Ubiquitous)시대로 성큼 다가갈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다른 브랜드의 가전기기와는 호환이 어렵고 서비스 내용에도한계가 있어 표준화 등 가야할 길도 멀다. ◆디지털 생활 혁명, `사이버 아파트 현실로..' = 30일 오후 5시 대구 수성구황금동 태왕아너스 아파트 103동 206호 오픈하우스. 오랫동안 `꿈'으로만 여겨졌던 디지털 세상이 하나하나 실현되고 있었다. 도어폰을 누르면 집안에 있는 사람이 `월패드'를 통해 방문자를 확인해 문을 열어 준다. 부재중 방문자 목록도 월패드에 저장된다. 현관안쪽의 마그네틱 센서는 외부침입이 감지되는 즉시 경비실과 입주자의 핸드폰으로 이 사실을 알려준다. 집안 내부 기기 제어는 `귀가', `외출', `취침' 등 모드별 설정 버튼 하나면 된다.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 집안내 가전기기도 월패드로 원격제어가 가능하다. 이웃간의 단절이 아파트 주거문화의 큰 단점이었던데 반해 `디지털 홈'에서는월패드를 통해 단지내 주민과 화상 채팅도 자유롭게 나눌 수 있다. 보일러의 고장 이력 진단, 수도, 가스요금 실시간 조회 및 이용 상한제 설정도월패드의 기능 중 하나. 집안 어디서나 갖고 다니며 작동할 수 있는 `무선 기기'인 홈패드는 월패드의기능을 모두 구현하면서 TV, 인터넷 기능도 추가돼 있는 움직이는 다목적 PC. 외출시에는 역시 냉난방, 방범 시스템 등이 정해진 모드에 맞게 조절되며 외부에서 핸드폰으로 가스 콕 개폐 상황 등을 챙길 수 있다. 또한 주차장에 차를 댈 때 RF카드 인식을 통해 집안으로 곧바로 도착 사실이 전해지기 때문에 `남편'들이 집 앞에 차를 댄 뒤 `한 잔' 하기 위해 자리를 옮기는 일도 어렵게 됐다. 단지내에 90개의 CCTV가 작동, 놀이터 등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어 자녀들이 외부에서 안전하게 지내고 있는지 곧바로 체크할 수 있으며 홈패드와 월패드로음식점, 꽃배달 등 지역사회내 서비스도 주문형으로 제공받을 수 있다.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단지내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단지 서버와 홈 게이트웨이를 연결, 언제 어디서나 집안내 상황을 확인하고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홈 시큐리티를 비롯, 단지내. 지역내 네트워크로까지 확장, 집안내 기기의 원격제어에 국한돼 있던 `홈오토메이션'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솔루션이다. 집안 솔루션, 단지 솔루션, 외부 솔루션 등 3개 축을 통해 `디지털 홈'뿐 만 아니라 `디지털 단지', `디지털 지역사회'를 구현한다는 개념. 이 단지내에 거주하고 있는 배영숙(42.여)씨는 "외출할 때 모든 게 한꺼번에 해결되니까 편리하고 생활이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됐다"며 "밖에 나가 있어도 가스걱정을 안해도 되는 점이 가장 좋다"고 전했다. 배씨는 "가사일을 할 때도 예전에는 일일이 움직여야 했는데 홈패드 버튼 하나면 제어가 가능해 동선도 훨씬 줄이게 됐다"며 "처음에는 기기 작동이 낯설었지만 2-3개월 정도 되니 숙달돼 어려움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거주민인 류창열씨는 "홈패드 하나면 TV, 인터넷이 다 되니까 별도로 컴퓨터가 필요없게 됐다"며 "전기, 수도 사용량을 매일 확인할 수 있어 에너지 절약에도 도움이 되고 보안 측면에서도 맘놓고 다닐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홈네트워크 시장, `2015년 265억달러 규모' = 홈네트워크 시스템은 `인텔리전트 솔루션 서비스'야 말로 미래 주거 문화의 경쟁력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주택 개념이 단순한 소유의 개념에서 `큰 집'→`좋은 집'으로 변모하면서 `디지털'로 대변되는 `미래지향적 라이프 스타일' 구현이 미래 주택의 중심 구성 요소로자리잡고 있다. `2004 한국 시장 조사'에 따르면 홈네트워크에 대해 실질적인 수요 선호도를 척도 `1-7'(`5'이상일 경우 사용 의사가 있음을 뜻함)로 조사한 결과 가스 누출 차단(5.55), 침입 감시(5.46), 화재 감지(5.45), 집안내 기기 제어(5.05) 등의 순으로 나타나 안전.보안에 대한 욕구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 홈네트워크 시장은 내년도 75억달러 규모에서 연간 13.5%의성장률을 기록, 2015년에는 265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가구 수 기준으로는 내년도 4천800만 가구에서 연간 성장률 21.1%로 2015년에는3억2천900만 가구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디지털 TV 등의 보급이 늘면서 홈네트워크에 대한 전자업체들의 주도권 다툼도치열해져 2-3년만 지나면 홈네트워크 시장은 기존 가전제품 시장을 모두 묶는 차세대 `황금시장'으로 떠오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디지털 홈 네트워크'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주택 가치 상승, 브랜드 고급화, 시장내 경쟁 우위 등을 단지 관리업체 입장에서는 단지 관리의 효율성 제고를, 소비자로서는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윈-윈' 게임이라 볼 수 있다. 실제로 대구 태왕 아너스 아파트(36-87평형)의 경우도 2002년 분양 당시 대구지역에서는 최고가인 평당 700만원을 기록하며 분양률 100%를 나타낸데 이어 현재는평당 1천98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시장에서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도 적극 개척키로했다. 러시아, 미국(뉴욕), 스페인, 네덜란드에 `홈비타' 쇼룸을 개설한데 이어 내년4월께 중국내 쇼룸을 개장, 최대 잠재 시장인 중국 공략에 발벗고 나설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P사, N사와 각각 3천가구, 1천가구 시범 운영 작업을 진행중이며 스페인에서는 L사와 골프리조트내 2천200가구 수주 계약을 체겨랬다. 네덜란드의 경우 Almere시내 4만 세대에 홈네트워크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으로Almere시아 도시 전체의 홈네트워크화 추진에도 합의한 상태다. 그동안의 국내 수주실적은 총 1만8천759가구로 2002년 480가구, 지난해 1천41가구에 이어 올해 1만7천238가구로 해마다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세대 상용화 완료..`갈 길도 멀다' = 1세대 디지털 홈 상용화로 의미있는 첫발을 내디뎠지만 아직 갈길도 멀다. 안팎에서는 홈네트워크 표준화가 디지털 홈 정착을 위한 우선 과제로 꼽고 있다. 이미 중국과 일본은 홈네트워크 분야의 표준 규격에 합의한 상태로 중국은 표준화 단체인 IGRS(Intelligent Grouping & Resource Sharing)에서 기본 프로토콜 표준규격인 `IGRS 1.0' 버전을 도출, 내년부터 상용화할 계획이다. 일본도 도시바, 파나소닉, 히다치, 샤프, 미쓰비시 등 주요 가전업체 111개사가모인 표준화 단체 `에코넷 컨소시엄'이 표준규격인 에코넷을 정해 이를 세계 표준규격으로 삼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전력선 통신(PLC) 표준 규격을 놓고 삼성전자의 `홈비타'프로토콜인 `S-큐프, LG전자 `LnPC' 등이 대립하고 있는데, 표준이 마련되지 않으면 기기간 호환이 안돼 시장에서 채택이 힘들과 벤처업체의 세부기술 개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이번에 입주한 태왕아파트의 경우도 솔루션 구축 비용이 가구당(46평형기준) 300만원 수준이고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지만 아직까지는 기기간 호환이 되지않아 타 브랜드의 가전기기는 모두 삼성으로 교체해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각 국의 주요업체들이 관련 제품 출시 및 기술 개발, 표준화 선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간 합종 연횡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전세계 140여개 전자.통신업체가 참여하는 홈네트워크 기술 표준화그룹인 `DLNA' 에 8개사로 구성된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고 있으며 자체개발한 디지털 TV 중심의 홈네트워크 솔루션 XHT가 미국 가전협회(CEA)의 표준규격으로 채택된바 있다. 또한 지난달 자체 개발한 `S-큐브' 기술을 공개, 귀뚜라미 보일러, 린나이 코리아 등 20여개 협력사와 공유하고 있다. LG전자도 올들어 인텔, 마이크로 소프트와 손잡고 광범위한 홈네트워크 시스템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지난 2002년말 `LG 홈넷' 브랜드를 도입한 이래 대우일렉트로닉스, 하이웰 등 20여개 관련회사와 MOU를 체결, LnPC 규격을 제공하고 있다. 서비스와 콘텐츠의 질 향상도 필수적 과제. 태왕아파트의 경우 현재 지역내 37개 업체와 연결, 음식 배달 서비스 등을 제공받을 수 있는 수준이며 병원, 은행, 교육 서비스 등은 아직 구현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e-Health', `e-Entertain', `e-Learning' 등을 통합적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는 포털 솔루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박성수 삼성전자 디지털 솔루션 센터 상무는 "이번에 선보인 시스템은 기존의홈오토메이션과는 명백히 구분되는 것으로, 향후 서비스 개선에 가장 주안점을 둘것"이라며 "무엇보다 시스템을 많이 보급, 실생활에서 보다 많이 구현되느냐를 뜻하는 `스탠더드 디팩토'(Standard Defacto)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상무는 "이번 1세대 디지털 홈 상용화를 기반으로 해 오피스, 홈, 모마일 등시간, 장소를 가리지 않고 모든 정보가 소통되는 `유비쿼터스'형 솔루션이 궁극적지향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LG전자는 "향후 가전시장을 주도할 홈네트워크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성장이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조속한 시일내에 표준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관련 회사들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括?프로토콜을 공유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이 마련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구=연합뉴스) 송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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