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류로드가 열린다] <끝> 특별좌담

K팝과 기타산업의 공생전략<br>"아이튠즈 처럼 콘텐츠 보급할 토종 글로벌 플랫폼 필요"<br>"中企, 스타마케팅 앞서 K팝 성공방정식 먼저 배워야"

서울경제신문의 신년기획 '한류로드가 열린다'를 종합 정리하는 좌담회에 참석한 서민수(왼쪽부터 시계방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병권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 윤보한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사업부장,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이호재기자

김갑수 정책관

서민수 연구원

김영민 대표

김병권 본부장

윤보한 부장


'전세계서 한국이 1등' 일본은 못따라온다
[한류로드가 열린다] 특별좌담 'K팝과 기타산업의 공생전략'"아이튠즈 처럼 콘텐츠 보급할 토종 글로벌 플랫폼 필요""中企, 스타마케팅 앞서 K팝 성공방정식 먼저 배워야"

사회ㆍ정리=조상인기자 ccsi@sed.co.kr














서울경제신문의 신년기획 '한류로드가 열린다'를 종합 정리하는 좌담회에 참석한 서민수(왼쪽부터 시계방향)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김병권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 윤보한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사업부장,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가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이호재기자






김갑수 정책관






서민수 연구원






김영민 대표






김병권 본부장






윤보한 부장










K팝을 필두로 한 한류열풍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중남미로 뻗어나가면서 한국 제품 수출까지 돕는 등 경제한류로 도약하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의 경제영토가 더욱 넓어지고 있어 한류의 문화 콘텐츠가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지렛대로 작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글로벌 한류를 이끄는 콘텐츠 산업이 일시적ㆍ단기적 유행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해지는 한편 산업화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서울경제신문은 전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 콘텐츠의 산업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 여타 산업 분야와 어떻게 공생환경을 조성할 수 있을지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21일 K팝 선두기업인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관련 전문가들과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 김병권 KOTRA 전략마케팅 본부장,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윤보한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사업부장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류가 산업 분야와 공생발전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K팝 성공과 기업의 활용

▦사회=K팝의 성공이 기업 활용에 어떻게 접목될 수 있습니까.

▦김병권 KOTRA 전략마케팅본부장=한류를 실감한 것은 지난해 12월3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에서 연 KBE라는 한류박람회와 공연ㆍ상담을 함께 진행했을 때였습니다. 사실 파리 KOTRA 지사에서도 그 성공에 대해 부정적이었는데 실제로는 엄청난 대성공을 거뒀습니다. 한류 공연이 있던 날 오전부터 비가 왔는데도 아침9시부터 팬들이 줄을 서기 시작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파리뿐 아니라 유럽 전역, 심지어 알제리에서 비행기를 타고 날아온 사람들까지 있었습니다. 그 긴 줄이 수용인원을 초과해 결국 3분의1은 돌아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벽에 기대 기다리는 동안 한국의 컵라면을 먹는 모습을 본 순간 “이게 바로 한류의 존재감이구나”라는 생각, 젊은층이 한국에 관심이 있고 다양하게 시도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서민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K팝의 성공요인과 기업활용 전략’이라는 주제로 연구했습니다. K팝 열풍은 온라인상에서 유튜브 시청 결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 한해 동안 235개국에서 약 23억회의 시청건수가 집계됐습니다. 산술적으로는 전세계 인구 두 명 중 한 명꼴로 K팝 영상물을 봤다고 해석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정보기술(IT)이 발달하지 못한 아프리카에서 다소 저조할 뿐 전세계 전지역에서, 심지어는 북한과 우간다ㆍ남극에서도 K팝을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1995년부터 17년 동안 한류 환산수치를 지수로 만들어봤는데요. 드라마 ‘대장금’과 동방신기가 데뷔한 2004년의 한류를 100으로 봤을 때 지금은 262입니다. 2000년 데뷔한 보아가 2001년에 일본에 진출한 지 거의 10년 만에 K팝이 전세계에서 전성기를 누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K팝의 성공요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서 수석연구원=K팝 성공요인으로는 연예기획사인 생산자의 역할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이를 생산자뿐 아니라 콘텐츠와 소비자ㆍ전달방식이라는 4개 요인의 ‘문화 다이아몬드’ 모델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우선 생산자인 엔터테인먼트 기업(기획사)은 캐스팅부터 트레이닝ㆍ프로듀싱ㆍ프로모션 등 전 과정에서 강력한 게이트키퍼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다 전달방식에서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할 수 있었던 환경적 요인을 들 수 있는데요. 2001년에 데뷔한 보아는 5년 만에 일본에서 성공을 거뒀다면 2004년에 데뷔한 동방신기는 4년이 걸렸던 데서 지난해 데뷔한 소녀시대는 정규앨범 발매 당일 오리콘차트 1위에 올라 단 하루 만에 성공신화를 썼습니다. 바로 전달방식의 변화가 작용한 것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소셜미디어와 IT기기에 익숙한 10~20대 여성층으로 한류 소비자층이 달라진 것도 작용했습니다. 한국 드라마를 향한 중년여성 중심의 한류 1세대의 팬층과는 차별화된 것으로 이들은 적극적으로 문화를 향유하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거든요. 여기다 K팝은 단순히 듣는 음악에서 벗어나 노래와 춤을 따라 하는 ‘K팝 커버댄스’ 동영상이 확산되면서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문화로 정착했습니다.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K팝 아이돌의 경쟁력에 대해서는 서 연구원의 분석이 정확합니다. 말씀하신 네 가지 요소의 다이아몬드형 모델에서 K팝 콘텐츠는 노래와 안무ㆍ비주얼의 3박자를 갖췄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노래는 서구적인 팝스타일에 동양정서에 맞는 쉬운 멜로디를 융합했습니다. 일사불란하고 역동적인 안무에는 포인트 동작이 가미돼 커버댄스로 확산됐고 비주얼은 감각적인 패션과 스타일로 끊임없는 변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 본부장=지난해 한류박람회에서의 일화를 들려드리자면, 박람회 수용 인원을 훨씬 초과한 팬들, 이 외국인들이 길게 줄을 서서 뭘 먹고 있었는지 아십니까. 우리 컵라면입니다.

▦서 수석연구원=산업적 측면에서 어떻게 K팝을 활용할 수 있을지를 연구하기 위해 각 산업 분야의 연관관계를 조사해봤더니 도소매부터 ITㆍ자동차까지 전분야에 걸쳐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리고 국내 356개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K팝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품목’에 대해 설문한 결과 방송ㆍ영화ㆍ게임 분야에서의 영향이 64%로 가장 클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고 그 뒤를 관광ㆍ여가, 패션ㆍ뷰티, ITㆍ가전, 자동차 그리고 식음료 등 기호상품이 잇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그래서 이를 통해 세 가지 전략과 다섯 가지 세부 활용전략을 도출했습니다. K팝의 노래ㆍ가수ㆍ팬층 등 세 가지 구성요소를 이용해 신(新)상품ㆍ신홍보ㆍ신시장으로의 활용이 가능한데 이는 산업 분야의 연관 정도에 따라 세부전략을 쓸 수 있는 것이지요.

▦김 대표=나아가 K팝의 아이돌스타가 함께 제품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해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례로 이번에 소녀시대가 국내의 한 향수업체와 손잡고 소녀시대의 이름을 건 향수를 출시합니다. 이 제품의 이미지 형성과 홍보에 소녀시대가 기여할 수 있고 나아가 이 제품은 향수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프랑스 시장까지 넘볼 것이라고 합니다. K팝의 힘이 제품수출의 견인차가 되는 좋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서 수석연구원=기업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은 다양합니다. 파생상품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은 K팝 콘텐츠나 스타를 캐릭터로 한 게임과 애니메이션 상품개발이 있고 K팝 노래나 가수를 활용해 해외시장을 개척하는 뮤지컬과 드라마가 가능합니다. 요즘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라고 해서 한두 가수의 히트곡으로 구성한 뮤지컬도 제작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K팝 팬층을 공략하는 집객형 상품개발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한류팬들은 일반 관광객에 비해 지출금액이 1.5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K팝 콘텐츠와 관광 및 쇼핑을 연계한 공연관광 상품을 기획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일본 여행사인 JTB여행사는 한국 면세점과 공동으로 매년 K팝 스타가 출연하는 패밀리 콘서트를 개최하고 이를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K팝 가수와 기업의 협업체제로 확대하면 제품개발과 마케팅에 K팝 스타를 참여시켜 스타의 이미지를 제품 콘셉트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은 미국의 힙합가수 카니예 웨스트를 신발 디자인에 참여시켜 한정판으로 1,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신발을 출시했는데 즉시 다 팔리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김 대표=신 한류지역을 신시장으로 접근해 한국제품의 신흥시장 진출을 위해 K팝 팬층을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도 인터뷰에서 “전통적 개념의 국가와 다른 가상국가가 급부상하고 있다”며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SM콘텐츠를 시청하는 세계 각지의 팬이 SM국민”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서 수석연구원=한류팬들이 해당국에서는 유행을 주도하는 트렌드세터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로 인한 신한류지역에서의 전년 대비 2011년 수출증가율을 보면 이라크에서는 음료 수출이 1,981% 증가했고 카자흐스탄 자동차 수출은 275%, 브라질의 한국VTR 수출은 190% 늘어났습니다.

■ 지속가능성 여부

▦김 대표=전세계에서 구조적으로 봤을 때 K팝은 지속될 것입니다. 기존의 레코드 산업이 축소되면서 디지털이 올라가는 격변의 시기에 있습니다. 올해 말께면 보다 구체적인 지표가 나오겠지만 음반에서 단일 CD시장으로 부동의 1위였던 미국이 일본으로 바뀔 겁니다. 일단 엔화가치가 두 배 정도 올라갔다는 점도 있지만 디지털 음원시장에서 추월 당한 CD시장의 몰락이 일본의 경우 완만하게 진행되다 보니 전세계 1위 국가로 역전된 결과지요. 이것이 의미 있는 지표입니다. 가수는 가장 큰 시장에서 나옵니다. 탄탄한 마켓이 있으면 좋은 가수가 만들어질 확률은 커집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로 볼 수도 있습니다. 요는 레코드 회사들이 직배사로 있던 것들의 힘이 줄어들면서 투자를 안 한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빨리 계약해서 빨리 키워 빨리 팔 수 있는 가수를 계약해 빨리 수익을 내고자 하는 겁니다. 즉 신인개발이나 발굴을 통해 아티스트를 조합해서 만드는 시장이 없습니다. 일본도 6조원 시장에서 4조원으로 무려 2조원이 내려갔습니다. 일본 레코드사가 결국 개발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리고 일본의 레코드사는 주인이 없으니 각자가 자신의 몫을 지키고자 하는 건데 한국은 기획사라 불리는 지휘관이 있고 그러다 보니 투자하고 신인을 발굴하고 그룹 형태의 유닛을 만들어내는 게 전세계적으로 한국이 1등입니다. 다시 이를 산업적으로 보면, 전세계 레코드 회사의 몰락으로 투자가 급감하는 바람에 상대적으로 수년간 지속적인 투자를 해온 한국 기획사들은 좀 더 오래갈 수 있지 않을까 전망합니다.

▦김 대표=전세계적으로 관에서 이 정도로 관심을 갖고 지원한는 나라가 없을 겁니다. 그런데 지원의 적절성은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불법 다운로드가 많았기 때문에 불법을 빨리 억제하고 합법으로 전환하는 것에 정부를 비롯한 다양한 기관ㆍ기구가 협조했습니다. 어떻게든 합법으로 전환하려고 노력했고 이를 통해 ‘월 3,000원 정액제’를 다 함께 추진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계산해볼까요. 대한민국에 매달 3,000원을 내고 음악을 들을 사람이 1,000만명을 넘을 수 있겠습니까. 산술적으로 대한민국 국민 중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음악을 들을 사람이 5분의1 정도라고 하면 1,000만명이 3,000원씩이면 한달에 300억이고 일년에 3,600억원입니다. 마켓에 캡을 씌우는 엄청난 드라이브를 걸게 된 것이지요. 반면 미국은 ‘징벌적 조치’로 불법 다운로드 근절에 접근했습니다. 학생들이 불법 다운로드하는 것에 몇십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실제로 몇십만달러를 받지는 않지만 징벌적 규제 때문에 ‘불법 다운로드는 안 되는구나’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을 때 애플의 아이튠즈라는 콘텐츠가 곡당 1,000원 이상에 달하는 서비스를 내놓게 됐습니다. 아이튠즈라는 다운로드 플랫폼은 전세계에 퍼졌고 우리나라의 멜론이나 도시락 같은 폐쇄적 모델의 사업자는 중국과 일본은 물론 해외시장에 나가지 못하게 되니 한계가 있어 소규모 내수시장에서만 맴돌게 됐습니다. 여기다 대기업과 이동통신사가 음악사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문제는 더욱 악화됐지요.


▦사회=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개척해야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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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국내시장을 장기적으로 내다볼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의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유튜브를 이용해 성공을 거둔 게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도 유튜브 같은 플랫폼이나 SNS서비스가 있었더라면 아마 동반자가 돼 함께 해외에 진출했을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카카오톡과 전략적 제휴를 맺었습니다. 우리는 삼성ㆍLG의 경쟁력 있는 디바이스(기기)가 있고 음주가무에 능한 K팝이 있는데 이들 사이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럴 때가 K팝이 삼성과 손잡고 가령 ‘갤럭시 뮤직’이라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는 절호의 찬스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 분야에서 문화부나 디바이스 업자, 네트워크 업자, 플랫폼 개발업자와 우리 콘텐츠 업자가 머리를 맞대면 세계시장에 도전해볼 만할 겁니다. 전향적인 일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에서 저작권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또한 과금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주무부처인 문화부와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갑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관=우리나라 콘텐츠 비즈니스의 취약성은 인정합니다. 영화 부문의 경우 과거에는 극장사업과 DVD 대여 등이 약 6,000억원대의 시장을 형성했으나 지금은 1,000억원대로 줄어들었습니다. 음악 부문의 경우 오프라인 음반사업은 사향길로 접어들고 음원사업은 영세합니다. 자연히 공연시장에만 의존하다 보니 기형적으로 변해가는 상황입니다. 드라마 제작사의 경우 방송사와의 불평등한 계약으로 제작물을 방송하지 못하거나 혹은 저작권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가수익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를 앞으로 선순환 구조로 만들어야 하는 것이 핵심적 요인입니다. 해결해나가야지요.

▦김 본부장=결국 이게 콘텐츠나 디바이스의 문제는 아닌 겁니다. 한국의 콘텐츠와 한국 IT기기 분야의 기술력은 탁월한데 문제는 플랫폼입니다. 삼성이나 LG도 알고 있겠지요. 그런데 이는 할리우드에서도 이미 전개하고 있습니다. 할리우드는 국적과 활동지역에 상관없이 ‘쓸 만한 재목’은 과감하게 기용해 영화든 광고든 활용합니다. 이 같은 할리우드 마케팅이 자리 잡혀 있으니 우리도 늦었지만 동참하려는 것입니다.

▦김 정책관=지적하신 사안을 문화부에서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의 필요성도 마찬가지입니다. 관련예산을 확보해놓고도 이미 구축된 선진 플랫폼을 활용하자는 의견과 순수 토종 플랫폼을 새로 만들자는 견해가 계속 제기돼왔습니다. 우리가 토종 플랫폼을 주도적으로 만들어서 해외로 진출할 것인지, 그렇다면 어떻게 만들어야 할 것인지 업계와의 공동노력을 통해 답을 찾고 싶습니다.

▦김 대표=여기다 덧붙이자면 아이폰은 싱글로그인이라 결제가 쉬운데 한국은 포괄적으로 묶여 있어 개별 결제가 어렵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면 어쩌면 전세계를 장악할 수 있는, 전세계에 유일무이한 플랫폼 사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한류와 함께 수출 2조원 시대로

▦사회=한류 인프라를 활용한 세계화 전략, 수출 교두보 활용의 의지가 강할 것 같습니다.

▦김 본부장=이제 우리가 수출 1조달러에서 2조달러로 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최근 제조업 성장률을 보면 7 %대인데 이런 속도로는 2020년까지 2조달러를 달성하지 못합니다. 2020년까지 달성하려면 제조업 성장률이 9%가 돼야 합니다. 그렇다면 2020년까지 수출 2조달러를 이루려면 콘텐츠와 서洲봅汰?가세해야 합니다. 음반이나 애니메이션 등 유형물의 경우 서비스 수출로 집계되지만 일례로 소녀시대가 해외공연을 해서 수익을 창출하는 무형의 활동은 수출에 집계되지 않습니다. 콘텐츠와 서비스 산업에 대한 정의부터 재정비해야할 필요성을 느낍니다.

▦사회=K팝과 한류 확산이 수출과 한국 이미지 제고에 실질적으로 기여한다고 보십니까.

▦김 본부장=지난해 12월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한불경제인의 밤’에서 판소리 수궁가와 K팝 공연을 했는데 당시 참석한 현지 CEO급 지식인들이 흥미로워했습니다. “재미있느냐”고 물었더니 “와이낫(Why Not)?”이라고 답하더군요. 가사는 못 알아듣지만 리듬이나 멜로디는 따라 부르기 좋다는 말과 함께 한국에 대한 이미지와 인식이 높아졌다는 얘기가 펼쳐졌습니다. 가전제품 자동차 모바일폰이 유럽시장을 휩쓸고 있으니 한국은 이제 일본과 대등한 수준에서 유럽인들에게 다가서 있었습니다.

▦사회=이 같은 한류를 수출 측면에서 어떻게 활용하실 수 있습니까.

▦김 본부장=산업 측면에서의 활용이 단순한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우리 상품의 구매를 독려하고 있음은 눈으로,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류가 결국 국가 브랜드 이미지와 함께 뻗어가는 상황인데요. 선진국과 그 외 지역으로 나눴을 때 후진국에 포함되는 국가들에는 CSR를 통해 한국 이미지 제고가 지속적으로 필요합니다. 이 경우 한국인 신뢰도 제고를 위한 과정에서 K팝이나 한류 콘텐츠 활용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반면 선진국은 좀 다릅니다. 이 지역에서의 산업적 연결은 공동제작, 공동 프로그램 개발 등으로 풀어갈 수 있습니다. 일례로 우리가 EU와 함께하는 카툰 커넥션이 있습니다. 한국의 콘텐츠 업체와 공동 제작하는 방식으로 콘텐츠 분야의 확산, 그리고 공동제작, 공동배급, 공동투자 전략이 있으면 우리 쪽 산업을 한류와 연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생환경 조성

▦사회=한류의 세계 진출은 자본력을 기반으로 해야 하는 만큼 산업자본이 연예ㆍ콘텐츠 산업에 유입될 필요가 있습니다. IBK기업은행은 업계 최초로 문화콘텐츠사업팀을 구성해 관련기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운영하십니까.

▦윤보한 IBK기업은행은행 문화콘텐츠사업부장=문화 콘텐츠가 향후 우리나라 산업의 큰 축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저희 부서가 태동했습니다. 하지만 은행이다 보니 해당 분야의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은 극복해야 할 과제입니다. 콘텐츠 분야의 산업화를 위한 생태환경 조성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 고민해 창투사와 문화콘텐츠진흥원ㆍ기업 관련자 등과 함께 자문회의를 구성했고 대출을 비롯해 동반성장과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콘텐츠 분야의 아이디어를 가진 청년 창업을 위한 대출에 연간 1,500억원을 지원할 계획입니다. 영화ㆍ음악ㆍ디지털 등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거점 지점을 10여개 정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사회=지원 업체 선정이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윤 부장=선정기준이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영화의 경우 10개 투자하면 3개 정도만 성공한다는데 기간 역시 3년 이상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신용평가 모형도 문화콘텐츠 쪽은 정량 평가가 쉽지 않습니다. 투자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업계의 투명성이 먼저 확보되기 바랍니다.

■ K팝에서 K컬처, K이코노믹스로

▦김 정책관=사실 그동안 문화부는 순수예술 위주로 투자해왔는데 최근에는 문화산업 자체도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취약점이 노출되다 보니 영상물ㆍ애니메이션 분야에 그동안 8,300억원, 올해 1,700억원까지 누적투자 1조원을 쏟아 붓습니다. 이게 초기 투자자금이 되고 이를 기반으로 민간의 투자가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시중은행의 참여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시중 콘텐츠 업체 12만개 중 연매출 10억원 미만이 80%로 전반적으로 영세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시중금융을 이용할 수 없으니 보증사업 확대를 위한 콘텐츠공제조합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궁극적으로는 콘텐츠 산업 경쟁력의 뿌리가 필요합니다. 취약점은 현행 유통구조에 있고 비즈니스 모델 부재 역시 문제입니다. 콘텐츠 산업과 공생하는 산업생태계 구축을 위해 기기와 서비스, 즉 대기업과 콘텐츠 분야, 중소기업이 공정경쟁을 확립하고 상생구조를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시장지배적 독과점도 문제가 있는 만큼 필요할 때는 정부?解㉶構?제도적 수단을 쓰겠습니다.

▦사회=한류 콘텐츠와 제품 수출을 국가 이미지의 통합 브랜딩으로 연결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입니까.

▦김 정책관=우리는 한류의 꽃과 열매만 바라보는 측면이 있어요. 어떻게 활용할지만 보는데 안정적인 투자구조가 확립돼 콘텐츠 산업의 뿌리가 튼튼해야 합니다. 열매나 꽃만 보지 않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티스트와 제품 이미지의 결합이 문화예술의 가치를 훼손할 수도 있다는 것 역시 걱정해야 합니다. 한류는 문화상품을 넘어 아시아 각국에서 의식구조와 생활방식, 음식ㆍ옷까지 지배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합니다.

▦서 수석연구원=중소기업 활용방안으로는 스타마케팅보다 K팝이 어떻게 해외시장을 개척했는지, 그 수출방식과 성공방정식을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한국에서 100% 생산해 수출할 것이 아니라 현지 유통망과 현지업체와의 결합 등 활용전략을 개척하는 오픈리노베이션이 유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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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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